<부활 제2주간 화요일>(2010. 4. 13. 화)
<믿어라, 그리고 사랑하라. 그리고 살아라.>
4월 13일의 복음 말씀은
마치 복음서 전체 내용을 요약한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은 복음을 선포하셨고,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듣지 않았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수님은 병자들을 고쳐 주셨고, 마귀를 쫓아내셨고,
죽은 사람을 살려내셨고, 빵의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놀라기만 했을 뿐 믿지 않았습니다.
“내가 세상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는데,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찌 믿겠느냐?”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습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부활하셨고 승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생애, 수난, 죽음, 부활, 승천,
그 모든 것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기 위한 고난의 여정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느님이신 분이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오셨다가 죽었고
죽었다가 부활하셔서 영원히 살아계신다는 것을,
그리고 그분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것을
누가 논리적으로, 또 학문적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그저 믿을 뿐입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우리에게는 바람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느낄 뿐입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도 그와 같아서
세상일을 통해 느낄 뿐이지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믿음이란 공부를 많이 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이란 도를 오래 닦고 깨달음을 얻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철부지 어린아이가 그냥 믿는 것처럼 믿는 것이 믿음입니다.
이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루카 10,21)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루카 18,17)
어린아이가 엄마를 믿는 것은 학문이 아닙니다.
오랜 수행 끝에 얻는 깨달음도 아닙니다.
그럼 본능??? - 아닙니다. 본능도 아닙니다.
“사랑”입니다. 자기가 온 몸으로 느끼는 사랑을 통해 믿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느끼고, 그냥 믿습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믿지 못한 것은
예수님에게서, 또 예수님의 일에서 사랑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보지 못했으니 놀라기만 했을 뿐 믿지 못한 것입니다.
눈앞에서 기적을 보면서도 의심하고 비방하고 헐뜯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사랑을 보지 못하면 그것은 끔찍한 사형도구일 뿐입니다.
부활에서 사랑을 보지 못하면 빈 무덤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합니다.
훈민정음에서 우리는 백성에 대한 세종대왕의 사랑을 봅니다.
거북선에서 우리는 조국과 민족에 대한 충무공의 사랑을 봅니다.
바로 그런 것입니다.
사랑이 사랑을 알아봅니다. 사랑이 믿음을 줍니다.
사랑이 없으면 사랑을 주지도 못하고 받는 사랑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믿음도 없습니다.
사랑을 알아보는 사랑은 누가 줍니까? 그건 자기가 할 일입니다.
믿음이라는 것이 어린아이가 엄마를 그냥 믿는 것과 같은 것이라면
사랑이라는 것도 어린아이가 엄마를 그냥 사랑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믿음도 사랑도 무슨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냥”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유를 말한다면 “생명”입니다.
믿고 사랑하면 살 것이고, 믿지 못하고 사랑도 거부하면 죽을 것입니다.
도대체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이고 죽음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이 전부 다 진짜로 살아 있는 것입니까?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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