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 못한 소년의 어머니와의 약속…
추석전이었던 것 같다 혈액암협회 전화를 받고 서울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했다. 환자병실에서 전화를 걸었다. 보호자 어머니가 아닌 다른분과 통화를 했다. 조금 뒤 환자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환자어머니께서 너무나 미안해하신다 내려가서 만나뵈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거듭 미안해하신다 난 오히려 제가 죄송하다고 당일 검사하고 헌혈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늦게 와서 검사만 받고 간다고 죄송스럽다 했다. 어머니께서는 무슨소리냐며 검사 받으러 와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하신다 다음엔 꼭 내려갈테니 전화달라고 거듭 당부하신다.
결과는 추석 후… 수치가 낮다고 했다. 난 그럴리 없다고 그 동안 잘 먹고 깻잎에 우유에 과일에 너무나 잘먹고 잘 지낸 몸인데 하고 검사결과에 불만을 표하니 그럼 다시 검사해 보자고 한다. 난 당연히 이번 검사는 합격이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불합격이었다. 병원에 오면 꼭 전화해 달라고 거듭당부하신 환자의 어머니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물론 죄송함으로 전화를 하진 못하고 아르바이트하는 가게로 왔다 핸드폰을 꺼놓고 있다가 혈액암협회에서 환자어머니께 수차례 전화하셨다고한다. 그 분께 전화를 드렸다 그 분은 왜 전화안하고 검사만 받고 갔냐고 거듭 미안해하신다. 결과를 모르시는걸까 난 죄송스럽다는 말과 함께 조만간 몸을 만들어 꼭 헌혈하러가겠다고 그렇게 말씀드렸다. 난 소년의 어머니와 대화하면서 난 우리 엄마가 생각이 났다. 그래 이건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내 마음 한구석에 그 소년의 어머니의 사랑의 마음이 각인되어 있었다. 내가 헌혈을 할 수 있는 시간이란 학원을 가지않는 토요일 뿐이었지만 학원특강이라는 핑계로 토요일을 병원에 가지않고 학원에 있었다.
그리고 며칠전 병원에 전화해 소년이 아직도 병원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번주 토요일에 병원에 가려 다이어리에 서울대학병원이라고 형광펜을 그어놓았다. 오늘 새빛누리회에서 전화가 왔다. 물론 헌혈을 부탁하는거였다. 난 전에 소년에게 이번주에 헌혈하러 갈거라했다. 그런데 언니가 더듬더듬한다.
"그게... 저기...""왜요?""저기 환자분이 음음...모여 언니? ...
좋은데 가셨어요...""네?"설마 그랬다 그 소년은 죽은것이다... 난 소년의 어머니의 거듭 미안하고 고마워하는 그 음성이 떠올랐다. 난 오늘 나 자신이 너무나 싫었다 왜 내 편리 다 보고나서 남는 시간에 병원에 가려했던거냐 이 바보야 이 멍청아 가슴이 너무나 아파왔다. 소년과 그리고 그 소년의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지못한 나 자신 가슴에 멍울이 진다. 소년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이 어떠할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아파온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주님께 이 밤에 엎드려 하늘나라로 간 소년과 남아있는 소년의 어머니의 아픔을 주님께서 보담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할뿐이다. 어머니 죄송해요..
백혈병은 불치의 병이 아니고 난치의 병이다. 환자와 의사와 도너의 3위 일체가 되어야만 완치가 가능하다. 그 동안 우리의 품을 떠난 환우들도 있지만 5년동안의 투병을 마치고 완치를 이룬 환우들도 많이 봤다. 우리의 품을 떠난 환우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명복을 빌어주는 회원들의 모습은 천사의 한 모습을 보는 듯하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완치의 길로 향하는 환우들에게 힘을 주는 모습 역시 천사의 모습이다. 8년전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 못 한 친구의 영전앞에 이제야 비로소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친구가 나에게 남기고 간 메시지를 이제야 느끼게 되었다. 재범이는 친구들의 곁을 떠났지만 그로 인해 많은 환우들이 힘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다시 한번 재범이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백혈병이 더 이상 사람들을 괴롭하지 않을 때까지 환우들과 같이 하고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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