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메세지/구약성경

새번역 성서 창세기 - 6장

김대철대철베드로 2004. 8. 31. 22:22
 하느님의 아들들과 거인족1)

6    땅 위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그들에게 딸들이 태어났다. ○ 하느님의 아들들은2) 사람의 딸들이 아름다운 것을 보고, 여자들을 골라 모두 아내로 삼았다.3) ○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살덩어리일 따름이니,4) 나의 영이 그들 안에 영원히 머물러서는5) 안된다.6) 그들은 백이십년밖에 살지 못한다.”7)
하느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과 한자리에 들어,8) 그들에게 자식이 태어나던 그때와 그뒤에도 세상에는 느빌림족이 있었는데,9) 그들은 옛날의 용사들로서 이름난 장사들이었다.

인류의 타락

    주님께서는 사람들의 악이 세상에 많아지고, 그들 마음의 모든 생각과 뜻이10) 언제나 악하기만 함을 보시고, ○ 세상에11) 사람을 만드신 것을 후회하시며12) 마음 아파하셨다.13) ○ 그래서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창조한 사람들을 이 땅 위에서 쓸어버리리라.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기어다니는 것들과 하늘의 새들까지 쓸어버리리라. 내가 그것들을 만든 것이 후회스럽구나!” ○ 그러나 노아만은 주님의 눈에 들었다.14)

노 아

    노아의 역사는 이러하다.15) 노아는 당대에 의롭고 흠없는 사람이었다. 노아는 하느님과 함께 살아갔다.16) ○ 그리고 노아는 아들 셋, 곧 셈과 함과 야벳을 낳았다. ○ 세상은 하느님 앞에 타락해 있었다. 세상은 폭력으로17) 가득 차있었다. ○ 하느님께서 내려다보시니, 세상은 타락해 있었다. 정녕 모든 살덩어리가18) 세상에서 타락한 길을 걷고 있었다.19)
하느님께서 노아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모든 살덩어리들을20) 멸망시키기로 결정하였다.21) 그들로 말미암아 세상이 폭력으로22) 가득 찼기 때문이다. 나 이제 그들을 세상에서23) 없애버리리라. ○ 너는 전나무로24) 방주25) 한 척을 만들어라. 그 방주에 작은 방들을 만들고, 안과 밖을 역청으로 칠하여라. ○ 너는 그것을 이렇게 만들어라. 방주의 길이는 삼백 암마,26) 너비는 오십 암마, 높이는 삼십 암마이다. ○ 그 방주에 지붕을27) 만들고 위로 한 암마 올려 마무리하여라.28) 문은 방주 옆쪽에 내어라. 그리고 그 방주를 아래층과 둘째 층과 셋째 층으로 만들어라.29) ○ 이제 내가 세상에 홍수를30) 일으켜, 하늘 아래 살아 숨쉬는 모든 살덩어리들을31)   없애버리리라.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이 숨지고 말리라. ○ 그러나 내가 너와는 내 계약을 세우리라. 너는 아들들과 아내와 며느리들과 함께 방주로 들어가거라. ○ 그리고 온갖 생물 가운데서, 온갖 살덩어리 가운데서 각각 두 마리씩 방주에 데리고 들어가, 너와 함께 살아남도록 하여라. 그것들은 수컷과 암컷이어야 한다. ○ 새도 제 종류대로, 짐승도 제 종류대로,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것들도 제 종류대로, 각각 두 마리씩 너에게로 와서 살아남도록 하여라. ○ 그리고 너는 먹을 수 있는 온갖 양식을 가져다 쌓아두어, 너와 그들 모두의 양식이 되게 하여라.” ○ 노아는 그대로 하였다. 하느님께서 그에게 명하신 대로 하였다.

1. 사제계 설화는 5,32에서 중단되었다가, 6,9에서 다시 계속된다. 홍수 이야기는 성서 외에서도 여러 군데 전해진다. 그 가운데서 길가메쉬 서사시에 들어있는 바빌론의 홍수 이야기가 특기할 만하다. 이 성서의 홍수 이야기는 제각기 고유한 시각을 지닌 야훼계와 사제계의 두 전승에 의해서 몇 군데 수정되어 전해지고 있다. 예컨대 노아의 순종(6,22; 7,5), 방주에(아래 14절 참조) 들어가는 것(7,7.13), 그리고 방주 속에 들어가는 동물의 수(6,19; 7,2) 등에 대해서는 이중으로 언급됨을 볼 수 있다. 6,1-8; 7,1-5.7.10.12.16ㄴ.17ㄴ.22-23; 8,2ㄴ-3ㄱ.6-12.13ㄴ.20-22는 야훼계로 소속시킬 수 있다. 매우 생생하게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가납하시는 희생제사를 향해 나아간다. 거기서부터 인간에게 유리한 결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노아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인간의 마음이 사악함에도 불구하고 절기의 순환을 보장할 것을 약속하신다(6,5-8; 8,21-22). 사제계 설화는 6,9-22; 7,6.9.11.13-16ㄱ.17ㄱ.18-21.24; 8,1-2ㄱ.3ㄴ-5.13ㄱ.14-19; 9,1-17을 포괄한다. 이 설화는 무엇보다도 성소처럼 묘사된 방주의 건조와 하느님께서 인류 전체를 위해서 노아와 맺으신 계약을 강조한다(9,1-17). 이 밖에 이 두 전승을 융합시키려고 손질한 흔적들도 볼 수 있다(예컨대 7,3ㄴ.8).
2. “하느님의 아들들”은(시편 29,1; 89,7; 욥 1,6; 2,1; 38,7과 성서 이전의 페니키아 문헌에 따르면) 우주적인 능력들을 가리킬 수 있다. 이교도들은 이들을 신격화했고, 성서는 이들을 인간보다 월등한 지력과 능력을 가진 자들로 인정하면서도 참된 하느님 밑에 종속시킨다. 그러나 이 밖에 군주들도 “하느님의 아들들”로 간주되었다(2사무 7,14; 시편 2,7; 89,27 참조). 이들의 권능은 특히, 종교적인 이탈까지 불러오는, 그들 혼인의 중요성으로 드러나기도 한다(솔로몬과 관련해서 1열왕 11 참조).
3. 이 절의 의미를 밝혀내기란 쉽지 않다. 가나안의 성읍들은 때로 ‘인간의 딸’로, 또는 해당 지역 신들의 아내로 간주되었다(에제 16과 23도 참조). 이 본문이 3절의 심판을 준비하면서 시사하는 바가 곧 이러한 사상일 수 있다.
4. 일반적으로 이렇게 옮기지만 히브리어 본문의 뜻이 분명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살덩어리”는 유한하고 무력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가리킨다.
5.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낱말의 뜻이 분명하지 않다. 이 밖에 ‘다스리다’로 옮기기도 한다.
6. 이 절은 번역하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인간 그 자체는 “살덩어리” 곧 나약한 존재일 따름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인간의 힘과 생명은 주님의 “영” 또는 숨결(히브리말로 루아흐)에서 오기 때문이다(2,7 각주 참조).
7. 직역: “그들의 날들은 백이십년(뿐)이어야 한다.” 야훼계 전승은 이미 인간이 죽게 마련임을 말한 바 있는데(2,17; 4,19), 여기서는 그 생애의 길이를 제한한다. 이 전승에 따르면 인간의 생애는 길어야 120년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에집트에서는 가장 위대한 현인들이 110세까지 살았다고 전해진다(요셉도 그러하였다; 50,22). 사제계 전승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선조들은 이보다 더 오래 살게 된다(예컨대 아브라함은 175년을 산다).
8. 히브리말에서는 그냥 “……`에게 (들어)가서”로 표현하는데, 육체관계를 맺음을 뜻한다.
9. “느빌림족”은 후에 다윗의 첫 수도가 되기도 한 헤브론지방에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거인족이다(민수 13,33). 에집트인들 역시 이 고장 주민들의 키가 컸다고 전한다. 성서의 이 본문은, 이 고대 영웅들이 사라진 것은 그들의 잘못을 주님께서 단죄하셨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유다 땅에 내려오던 옛 전통을 해석하는 것이다.
10. 직역: “그들 마음의 모든 생각들의 성향이.”
11. 히브리어 본문에는 이앞에 주어 “주님께서는”이 되풀이된다.
12. 같은 표현이 1사무 15,11에도 나온다.
13. 이러한 의인화된 표현은 인간의 자유와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하느님 사업의 어려움을 상기시킨다. 이는 또한 성서의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이 항상 성실하고 일관된 자세를 견지하시면서, 인간의 자세에도 관심을 기울이심을 드러낸다.
14. 직역: “그러나 노아만은 주님의 눈에 호의를 발견하였다.”
15. 5,32에서 끊긴 사제계 이야기의 계속이다. “역사”에 대해서는 2,4 각주 참조.
16. 5,22와 각주 참조.
17. “불의로”라고 옮길 수도 있다.
18. 6,3과 각주 참조.
19. 직역: “정녕 모든 살덩어리가 세상에서(또는 땅 위에서) 자기의 길을 부패시키고 있었다.”
20. 6,3과 각주 참조.
21. 직역: “모든 살덩어리의 종말이 내 앞에(또는 나에게) 다다랐다.”
22. 위 11절의 각주 참조.
23. 본문에는 “세상(또는 땅)과 함께”로 되어있다. 본디 “세상에서”였는데 전승 과정에서 이 말 앞부분의 자음 하나가 탈락해서 “세상과 함께”로 되었다고 추측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24. 본디 무슨 나무인지 모른다. 히브리말을 음역하여 “고페르나무”로 옮기기도 한다.
25. “방주”에 해당하는 히브리말은 에집트말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본디 ‘궤, 상자’를 뜻한다.
26. “암마”는 본디 ‘아래 팔’을 뜻하는데, 이것이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가 된 것이다. 약 46cm이다.
27. 이것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낱말은 구약성서에서 여기에만 나오는 것으로 그 뜻이 분명하지 않다. “합각(合閣) 지붕”으로 생각되지만, “창”으로 옮기기도 한다.
28. 이 문장 후반부의 뜻이 분명하지 않다.
29. 이와 같은 서술로는 이물과 고물과 갑판을 갖춘 배를 거의 연상할 수 없으며, 현대는 물론이고 고대 선박의 모양에도 맞지 않는다. 이것은 (바빌론 홍수 이야기에서처럼) 성전 건축 방식으로밖에 이해될 수 없다(특히 “층”에 대해서는 1열왕 6,6 참조). 메소포타미아의 성전에서처럼 여기서도 입구가 긴 측면에 배치된다.
30. 본문에는 “홍수” 다음에 “물”이라는 낱말이 들어있는데, 이는 “홍수”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낱말(“맙불”)이 바빌론말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 여겨진다.
31. 여기서는 “살덩어리”가 인간과 짐승 모두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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