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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성김대건사제순교자대축일(090705.일)

김대철대철베드로 2009. 7. 5. 09:00

<성 김대건 사제 순교자 대축일>(2009. 7. 5. 일)

 

<박해>

 

옛날 종교박해 시대 때에는 주로 권력자들에게서 박해가 왔는데,

요즘에는 대체로 세 가지 박해를 받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주변 사람들의 박해입니다.

가족과 친구들을 포함해서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것.

 

두 번째는, 마귀의 장난이랄까, 뭔가 알 수 없는 힘의 작용.

 

세 번째는,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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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이 신앙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이 그렇게 할 때 견디기 힘들지요.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형제가 형제를... 아버지가 자식을... 자식들도 부모를..."

 

친구들도 직장 동료들도 사회 생활하면서 마주치는 사람들도

모두 다 박해자로 변할 수 있습니다.

신자라고 티낸다, 거룩한 체 한다, 고지식하다, 융통성 없다, 등등...

비웃고, 빈정거리고, 헐뜯고... 따돌리고...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수님의 답은 간단합니다. "끝까지 견디어라."

'끝까지' 라는 것이 언제까지입니까?

그건 바로 죽을 때까지입니다.

신학적으로 말하면 예수님께서 승리를 거두실 때까지이지만,

우리에게는 보통 죽을 때까지입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박해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박해하고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그들의 회개를 위한 기도이기도 하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얻기 위한 기도이기도 합니다.

 

신앙을 이유로 가족들과 친구들을 상대로 싸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사실 맞서 싸운다고 해도 얻을 것은 별로 없습니다.

온 몸으로, 온 삶으로 신앙의 가치를 증명하면서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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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마귀들이 신앙생활을 방해하랴... 할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힘이 분명히 작용합니다.

 

제가 전에 있던 어떤 성당에서 겪은 일인데,

(사실은 여러 성당에서 여러 번 겪은 일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이 예비신자 교리를 받을 때에도 이런저런 일들로 방해를 받았는데,

영세식 당일날 성당에 가려고 하니까 차의 시동이 안 걸리더랍니다.

그 차는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알아주던 고급 승용차였습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하필 영세식날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그분은 자가용 승용차를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성당에 왔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영세를 받았습니다.

그날 오후에 집에 가서 정비 기사를 불렀는데,

승용차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그냥 시동이 걸리더랍니다.

그분이나 저나 저절로 했던 말, "마귀가 장난쳤군요..."

그런 일들은 제가 거쳐간 성당마다 자주 있었습니다.

 

더 심각한 일도 있었습니다.

영세식 직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영세를 반 년이나 늦게 받은 분이

견진을 받기 직전에는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응급실로 실려가고 수술을 받고...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퇴원도 하기 전에 병원에서 잠깐 나와서 기어이 견진을 받았습니다.

 

평소에도 이런 이야기를 흔하게 듣습니다.

주일 미사에 가려고 집을 나서기 전에 무슨 일이 생긴다거나,

갑자기 중요한 손님이 온다거나... 그런 일...

 

기도를 하려고만 하면 전화가 오고, 손님이 오고...

무슨 머피의 법칙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하여간에 사람의 짓이 아닌, 마귀의 장난처럼 보이는 일들이 분명 있습니다.

 

대처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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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대에 신앙생활을 가장 크게 방해하고, 박해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욕망, 자신의 욕심, 자신의 본능...

또는 자기 자신의 그릇된 판단도...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라고 하셨는데,

'모든 사람'이라는 말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시켜야 할 것입니다.

 

본능적인 충동과 갈등,

끊임없이 다가오는 의심과 불안, 욕구불만 등등...

자기가 자기의 신앙생활을 박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서운 법입니다.

 

대처 방법은,

극기, 절제, 고행... 그리고 기도.

 

어떻든 박해를 참고 견디는 것이 곧 순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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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생활을 어렵고 힘들게 만드는 것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신부들을 힘들게 하고,

알 수 없는 어떤 힘, 마귀의 장난이 힘들게 하고,

그러나 가장 힘든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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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은 투쟁의 연속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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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r.송영진 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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