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도 축하도 없이 너무나 고요하고 소리 없이 아기 예수님이 탄생했습니다. 세상이 달라질 엄청난 사건인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다리고 고대하던 구세주의 탄생인데도 정작 이스라엘은 전혀 관심도 두지 않았고 크게 생각도 신경도 쓰지도 않았습니다.
한 집안에 아이가 탄생하면 가족은 물론, 이웃들도 기뻐합니다. 산모에 대해서도 축하해주고 아이의 앞날도 기도해주고 장차 크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이는 미래 집안의 큰 선물입니다.
성탄이든, 생일이든 특별히 받은 선물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얼마나 나를 기억하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그동안 내가 했던 일과 노고를 생각하며 감격합니다. 또 선물을 얼마나 신중하게 골랐겠습니까. 그래서 나에게 필요한지를 어떻게 알았는지 눈물겹기만 합니다. 그냥 그대로 아끼고 보존해야지 하며 흐뭇해합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바로 하느님이 세상에 보내신, 선물입니다. 하느님이 세상을 생각해서, 아기 예수님이 세상에 필요하기에 감동적으로 선사한 소중한 선물입니다. 세상이 한 일도 없고 합당치도 않지만, 하느님은 먼저 무상으로 세상을 위해 성의를 표시하고, 큰 사랑을 표시한 것입니다. 세상에서 태어나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은 조건 없이 사랑으로 아기 예수님을 선물로 내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아기 예수님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보면서 하느님이 우리를 생각해주시는 마음, 당신 사랑에 마음 벅차오릅니다. 하느님의 아기 예수님을 마음 깊이 받아 안으면서 우리는 평화와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 선물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흐뭇하고, 그냥 소중하게 고이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픈 마음뿐입니다.
하느님은 선물인 아기 예수님을 바로 나를 생각해서 주신 것입니다. 세상살이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고통으로 헤매고 고민할 때, 죄와 악으로 마음이 무겁고 걱정이 되어 방황할 때, 선물을 보면 나는 나침반처럼 방향을 찾고, 그 사랑을 생각하면 온몸과 마음에 생명과 힘이 새롭게 넘칩니다.
나는 하느님의 선물인 아기 예수님을 보고 희망과 평화를 살아야 합니다. 아기 예수을 찾고 품고 기대면서, 하느님의 모습을, 하느님의 신비를 살아야 합니다. 용서하고, 화해하고 희생과 십자가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생명과 평화를 누려야 합니다.
오늘 아기를 낳으신 성모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기 잉태 순간도 쉽지 않았습니다. 아기 어머니 마리아는 하느님 말씀과 대화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가지기를 하느님이 뜻하고 원하시지만, 과연 자신의 처지와 자신의 상황이 합당한지를 겸손하게 하느님께 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 자신의 부족함을 넘어서 일하시는 성령의 무한한 창조성에 마음을 내맡기고 그 뜻에 마음을 열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는 일을, 하시고 이루어내시는 성령께 하느님이 하시는 전능하신 일에 협조하고 함께 했습니다.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자신은 주님의 종이기에 자신이 해야 할 사명, 무엇이든 주님의 말씀에 따라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랐고, 말씀대로 될 희망으로 충만해졌습니다. 인내와 기다림의 긴 시간 희망의 말씀을 마음에 품고, 되새겼습니다. 그래서 아기 예수님을 세상에 낳을 수 있었습니다.
나 또한 성모님이 낳으신 아기 예수님 마음에 품고, 바로 오늘 이웃에게 가서 아기 예수님을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로 내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보여드리고 드러내어서 세상과 이웃이 실제로 기쁘고 놀랍고, 행복하고 평안하도록 해야 합니다. 내가 아기 예수님을 선물이라고 믿는 사람으로서 힘든 세상, 외로운 세상에 희망과 평화를 주어야 합니다.
늘 하느님과 대화하면서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서 이웃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물어야 하고 자신의 부족과 한계를 뛰어넘어 무한하신 성령의 요청에 마음을 열고 내맡겨야 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주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지고 자신이 행할 수 있도록 마음에 품고, 되새기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에 내가 아기 예수님의 모습을 드러내서 희망과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성탄은 나 자신만이 아니라, 세상이 기뻐하고 행복하도록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출처 : http://www.cyworld.com/prcarmel/157223 가르멜 수도회 한국 준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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