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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마태오신부님 - 2008년 성탄 대축일 : 영혼 속에 하느님의 탄생

김대철대철베드로 2008. 12. 31. 13:08

성탄 대축일 강론 : 영혼 속에 하느님의 탄생

 

  14세기 도미니코 수도회 사제 요한네스 타울러(1300년경-1361년)는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하인리히 소이세와 더불어 중세를 대표하는 신비사상가다. 요한네스 타울러의 사상은 84개 설교로 구성된 <설교집>에 잘 나타나 있는데, 그가 다루는 신비사상의 주제는 영혼 속에 하느님의 탄생과 신비적 일치다.

  오늘 예수님의 성탄을 맞아 요한네스 타울러의 성탄절 설교를 들어보자.

  “오늘 우리는 세 가지 성탄을 기념한다. 첫째 탄생은 하늘의 아버지가 그 외아들을 낳은 탄생이다. 둘째 탄생은 순결한 동정녀인 어머니가 그 아들을 낳은 탄생이다. 셋째 탄생은 매일매일 순간순간마다 ‘선한 영혼 속에 하느님이 태어나는’ 탄생이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는 이사야서 9장 5절의 말씀은 하느님이 바로 우리 것이라는 말씀이다. 하느님이 언제나 끊임없이 우리 속에 태어난다는 말이다....

  영혼은 시간과 영원 사이에서 창조되었다. 영혼의 고귀한 부분은 영원에 속하며 비천한 부분은 시간에 속한다. 이제 영혼은 시간성과 시간적 사물들에 접근하여 그들 속에 파묻혔다. 그리하여 영혼은 영원을 잃었다... 영혼 속에 하느님의 탄생이 이루어지려면 되돌아옴이 필요하다. 안으로 들어옴이 필요하다. 자신의 모든 원의와 욕망, 자신의 모든 업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영혼 속에 하느님의 탄생이 이루어진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했다. ‘마리아는 하느님이 그를 통해 육체적으로 태어난 사실보다도 하느님이 그의 영혼 속에 정신적으로 태어난 사실을 더 행복하게 여겼다.... 마리아는 처녀였고 약혼한 상태에 있었다. 따라서 영혼 속에 하느님의 탄생을 원하는 사람은 마리아를 본받아야 한다.

  첫째, 영혼은 순결한 처녀가 되어야 한다. 영혼은 처녀로서 밖으로는 아무런 열매가 없다 할지라도 안으로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이 열매가 바로 하느님 자신이며 하느님의 아들이다.

  둘째, 마리아는 약혼한 처녀였다. 따라서 처녀로서 영혼은 약혼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네 원의를 오직 ‘하느님의 것’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

  셋째, 마리아는 자신 속으로 향해 있었다. 따라서 영혼 속에 하느님의 탄생을 원하는 사람은 모든 외적인 것과 감각적인 것을 떠나 자기 속에 고요한 자리와 내적인 안식처를 마련해야 한다.”(타울러의 ‘설교집 1권’ 중에서).

  이처럼 요한네스 타울러의 성탄절 설교의 주제는 영혼 안에 하느님의 탄생이다. 2천 년 전 예수님이 팔레스티나 땅에 탄생하신 것을 경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안에 예수님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고 우리가 예수님의 삶을 본받고 따르는 것이다. - 이중섭 마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