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Catholic/가톨릭교리 문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령-8 교회의 선교 활동에

김대철대철베드로 2004. 12. 17. 00:28
교회의 선교 활동에 관한 교령

만민에게

DECRETUM DE ACTIVITATE MISSIONALI ECCLESIAE
AD GENTES DIVINITUS

1965. 12. 7.

차례
2. 성부의 계획
3. 성자의 파견
4. 성령의 파견
5. 그리스도에게서 파견된 교회
6. 선교 활동
7. 선교 활동의 이유와 필요성
8. 인간 생활과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선교 활동
9. 선교 활동의 종말론적 성격
10. 서론
11. 생활과 대화의 증거
12. 사랑의 현존
13. 복음화와 개종
14. 세례 준비기와 그리스도교 입교
15.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형성
16. 본토인 성직자 육성
17. 교리교사 양성
18. 수도 생활의 증진
19. 신생 교회의 발전
20. 개별 교회의 선교 활동
21. 평신도 사도직의 증진
22. 일치 안의 다양성
23. 선교사 성소
24. 선교 영성
25. 영성적 도덕적 양성
26. 교리적 사도적 양성
27. 선교 단체
28. 서 론
29. 전체적인 조정
30. 선교의 지역 조직
31. 지역적인 조정
32. 선교 단체들의 활동의 조정
33. 선교 단체들 사이의 조정
34. 학술 기관의 조정
35. 서론
36. 하느님 백성 전체의 선교 의무
37.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선교 의무
38. 주교들의 선교 의무
39. 신부들의 선교 의무
40. 수도 단체들의 선교 의무
41. 평신도들의 선교 의무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교회의 선교 활동에 관한 교령」을 공포한다.

서론

1. 만민에게(Ad Gentes) 파견된 교회, ‘구원의 보편 성사’1)가 되도록 하느님에게서 파견된 교회는 그 고유한 보편성의 내적 요구에서 또 그 창립자의 명령에 순종하여2)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려고 노력한다. 이 교회는 사도들 위에 세워졌으며, 바로 그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여 여러 교회를 낳은 것이다.”3) “하느님의 말씀이 퍼져서 찬양을 받고”(2데살 3,1) 또 하느님의 나라가 세상 어디에나 선포되고 건설되도록 이 일을 영구히 계속하여 나가는 것이 사도들의 후계자들의 직무이다.
새로운 인간 상황이 일어나는 현실 세계에서 세상의 소금이며 세상의 빛인4) 교회는 모든 피조물을 구원하고 새롭게 하도록 더욱 다급하게 부름 받고 있다. 이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워지고 또 그분 안에서 사람들이 한 가족을 이루고 하느님의 한 백성을 이루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온 교회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진 업적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며 또한 선교 활동의 원칙을 간추려 제시하고 모든 신자의 힘을 한데 모으고자 한다. 이는 하느님의 백성이 십자가의 좁은 길을 걸어가면서, 모든 세기의 주님이시며 감독자이신5) 그리스도의 나라를 어디든지 전파하고,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길을 닦으려는 것이다.

제1장 교리 원칙

성부의 계획
2. 순례하는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하는 교회다. 교회는 성부의 계획에 따라 성자의 파견과 성령의 파견에 그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6)
이 계획은 ‘원천적 사랑’ 곧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에서 흘러 나온다. 성부께서는 ‘시작이 없으신 시작’이시므로 그분에게서 성자께서 나시고 그분에게서 성령께서 성자를 통하여 나오신다. 그 성부께서는 지극히 자비로우신 호의로 자유로이 우리를 창조하시고 은혜로이 당신과 함께 생명과 영광을 누리도록 우리를 부르시어 신적 선성을 아낌없이 베푸셨고 또 끊임없이 베푸신다. 이렇게 만물의 창조주이신 성부께서는 마침내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1고린 15,28 참조) 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동시에 우리의 행복을 돌보신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혼자서만, 어떠한 상호 관련도 없이, 당신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부르시기를 바라지 않으셨고 오히려 그들을 한 백성으로 세우시어 흩어져 있던 당신 자녀들이 그 백성 안에서 하나로 모이기를 바라셨다.7)

성자의 파견
3. 인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이러한 보편 계획은 오로지 인간 정신 안에서 거의 은밀하게 이루어지지도 않고 종교적인 시도들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로 하느님을 찾는 시도들을 통하여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하느님께서는 누구에게나 가까이 계시므로 사람들이 하느님을 더듬어 찾기만 하면 만날 수 있다”(사도 17,27). 실제로 이러한 시도들은 비추어지고 고쳐져야 한다. 그러나 섭리하시는 하느님의 자애로우신 계획에 따라 어떤 때에는 참 하느님께 대한 교육이나 복음의 준비로 여길 수 있다.8)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과 더불어 평화와 친교를 다지게 하시고 또 죄인들인 인간들 사이에서 형제 사회를 이룩하게 하시려고, 우리 육신을 가지신 당신 성자를 보내시어 새롭고 결정적인 방법으로 인간 역사에 개입하시기로 결정하셨다. 이는 성자를 통하여 인간을 흑암과 사탄의 권세에서 건져 내시고9) 성자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시키시려는 것이었다.10) 하느님께서는 성자를 통하여 온 세상을 창조하셨으며11) 성자를 만물의 상속자로 세우시어 성자 안에서 만물을 새롭게 하실 것이다.12)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과 인간의 참 중개자로서 세상에 파견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이시므로, “그분 안에는 하느님의 완전한 신성이 깃들어 있으며”(골로 2,9), 또한 인간 본성에 따라 새 아담이 되시고 새로운 인류의 머리로 세워지셨으며 “은총과 진리로 충만하시다”(요한 1,14). 이렇게 하느님의 아들은 진정한 육화의 길을 걸으시어 인간이 신성에 참여하게 하셨다. 그분께서는 부요하셨지만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으며, 그분께서 가난해지심으로써 우리가 오히려 부요하게 되었다.13)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기러 오셨으며, 또 많은 사람을 위하여 곧 모든 사람을 위하여 당신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오셨다.14) 거룩한 교부들은 그리스도께 받아들여진 것이 아니면 구원받지 못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한다.15)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죄 말고는 비참하고 가난한 우리가 지닌 완전한 인성을 받아들이셨다.16) 실제로 당신 자신을 두고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께서는 나를 거룩하게 하시어 세상에 보내셨다”(요한 10,36).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찢긴 마음을 싸매 주고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셨다”(루가 4,18 참조). 또 다시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루가 19,10).
주님께서 한 번 선포하시고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몸소 하신 일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17) 땅 끝까지18) 선포되고 전파되어야 한다. 이렇게 또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하여 한 번 성취된 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모든 이에게 그 효력을 지닌다.

성령의 파견
4. 그리고 이를 완수하시려고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에게서 성령을 보내셨다. 성령께서는 구원 활동을 내적으로 수행하시며 교회가 스스로 확장되도록 부추기신다. 의심할 여지 없이 성령께서는 그리스도께서 영광을 받으시기 전에 이미 세상에서 활동하셨다.19) 그러나 오순절에 성령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영원히 머무시려고 그들 위에 내려오셨으며,20) 그 날 교회는 많은 사람 앞에 공공연히 나타나, 설교를 통하여 여러 민족들 사이에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신약의 교회를 통하여 신앙의 보편성 안에서 민족들의 일치가 예시된 것이다. 교회는 모든 언어로 말하며 사랑으로 모든 언어를 알아듣고 받아들여, 이렇게 바벨의 분열을 이겨 낸다.21) 실제로 성령 강림 날부터 ‘사도행전’이 시작되었다. 이는 성령께서 동정 마리아에게 내려오시어 그리스도께서 잉태되신 것과 같고 또 그 성령께서 기도하시는 그리스도께 내려오시어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봉사 활동을 시작하시게 하신 것과 같다.22) 주 예수님께서는 몸소 세상을 위하여 당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어 놓으시기 전에, 이렇게 사도 직무를 맡기셨고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성령과 사도들이 결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구원 활동을 이루게 하신 것이었다.23) 성령께서는 모든 시대를 통하여 온 교회가 “친교와 봉사 안에서 일치하게 하시고 교계와 은사의 여러 가지 선물을 주시어”,24) 교회 제도에 마치 그 영혼처럼 생명을 불어넣어 주시며25) 바로 그리스도를 재촉하신 그 선교 정신을 부어 주신다. 어떤 때에는 또 성령께서 사도들의 활동에 뚜렷이 앞서시며26) 여러 가지 모양으로 끊임없이 그 활동을 함께 하시고 지도하신다.27)

그리스도에게서 파견된 교회
5. 주 예수님께서는 처음부터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셨다.…… 열둘을 뽑아 당신 곁에 있게 하시고, 그들을 보내시어 말씀을 전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마르 3,13).28) 이렇게 사도들은 새 이스라엘의 싹이 되고 동시에 거룩한 교계의 기원이 되었다. 그런 다음 주님께서는 단 한 번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 구원의 신비와 만물 쇄신의 신비를 당신 안에서 완수하시고,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시고,29) 하늘로 오르시기 전에30) 당신 교회를 구원의 성사로서 창립하셨으며, 당신께서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것처럼31) 사도들을 온 세상에 파견하시며 이렇게 명령하셨다.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마태 28,19-20).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5-16). 따라서 교회의 의무는 그리스도의 신앙과 구원을 전파하는 것이다. 이는 주교단이 사도들에게서 물려받은 명시적인 명령에 따른 의무이다. 주교단은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회의 최고 목자와 하나 되어 신부들의 도움을 받아 이 명령을 수행한다. 또한 그 의무는 그리스도께서 당신 지체들에게 불어넣어 주시는 생명력에 따른 것이다. “우리의 몸은 각 부분이 자기 구실을 다함으로써 각 마디로 서로 연결되고 얽혀서 영양분을 받아 자라난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도 이와 같이 하여 사랑으로 자체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에페 4,16). 그러므로 교회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며 성령의 은총과 사랑으로 움직여 모든 사람과 민족에게 교회가 온전히 현존하게 하는 활동으로 이행된다. 교회는 생활의 모범, 설교, 성사와 또 은총의 다른 방법으로 그리스도의 신앙과 자유와 평화로 모든 사람을 이끌며, 이렇게 하여 그리스도의 신비에 온전히 참여하는 자유롭고 탄탄한 길이 그들에게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명은 계속되며 또 역사의 흐름을 통하여 바로 그리스도의 사명을 수행한다.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도록 파견되셨으므로, 그리스도의 성령으로 인도되는 교회는 바로 그리스도께서 가신 그 길을 따라 걸어 나가야 한다. 곧 가난과 순명과 봉사의 길, 또 죽음에 이르는 자기 희생의 길을 가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부활로 그 죽음에서 승리자가 되셨다. 그러기에 모든 사도는 희망 속에서 거닐며 수많은 고통과 고난으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웠다.32) 그리고 흔히 그리스도인들의 피는 씨앗이 되었다.33)

선교 활동
6. 이 임무는 온 교회의 기도와 협력으로 베드로의 후계자가 앞장 서는 주교단이 수행하는 것이며, 상황에 따라 그 방법은 달리할 수 있지만, 어디서나 모든 상황에서 이 임무는 하나이며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이러한 활동에서 드러나는 차이는 선교 자체의 내적 본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 선교를 수행하는 상황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교회에 달려 있으며 또 그 선교가 지향하는 민족이나 집단 또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교회는 스스로 구원의 완전하고 충만한 방법을 다 지니고 있지만 언제나 곧바로 그 모든 방법에 따라 행동하지도 않고 행동할 수도 없으며, 오로지 하느님의 계획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활동에서 그 시작과 단계를 체험하고 있다. 더욱이 어떤 때에는 순조롭게 출발한 다음에도 다시 퇴보를 슬퍼할 수밖에 없고 또는 적어도 어떤 미완의 불충분한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과 집단들 또 민족들과 관련하여 교회는 그들을 오로지 단계적으로 만나고 파고들며 또 그렇게 하여 그들을 가톨릭 교회로 온전히 받아들인다. 또한 어떠한 조건이나 상황에서든 적절한 활동과 적합한 수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교회에서 파견된 복음 선포자들이 온 세상에 가서 아직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민족과 집단에 복음을 선포하고 교회 자체를 심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 활동을 일반적으로 ‘선교’라고 한다. 이것은 선교 활동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대부분 성좌의 승인을 받은 일정한 지역들에서 실행된다. 이러한 선교 활동의 고유한 목적은 교회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민족과 집단에 복음을 선포하며 교회를 심는 일이다.34) 이렇게 하느님 말씀의 씨앗에서 본토인의 개별 교회들이 세계 어디서나 충분히 세워지고 자라난다. 참으로 고유한 역량과 성숙성을 지닌 그 교회들은 믿는 백성과 일치된 그 자체의 교계 제도와, 그리스도인 생활을 온전히 영위하는 데 필요한 수단들을 충분히 갖추고 자기 나름대로 온 교회의 선익에 이바지한다. 이처럼 교회를 심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복음 선포를 위하여 주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을 온 세상에 보내시어, 하느님의 말씀으로 새로 난 사람들이35) 세례로 교회와 결합하게 하셨다. 강생하신 말씀의 몸인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과 성찬의 빵에서 영양을 얻고 살아간다.36)
교회의 이러한 선교 활동에는 어떤 때에 다양한 상황들, 곧 처음으로 교회를 심는 초기 상황과 그 다음에는 신생 교회나 젊은 교회의 상황이 뒤섞여 일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들이 지났다고 하여 교회의 선교 활동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미 설립된 개별 교회들은 아직도 교회 밖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선교를 계속하여야 할 의무를 지닌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여러 가지 이유로 가끔 근본적으로 변화하여 전혀 새로운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그 때에 교회는 이러한 상황이 그 선교 활동을 다시 요청하고 있는지를 숙고하여야 한다.
더욱이 어떤 때에는 일시적으로 직접적인 복음 선포나 즉각적인 복음 제시의 가능성이 없어지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한 때에 참으로 선교사들은 인내와 지혜로 또 커다란 신뢰심으로 적어도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를 증언할 수 있고 또 증언하여야 한다. 이렇게 주님께 이르는 길을 닦고 어떠한 방법으로든 주님께서 현존하시게 하여야 한다.
이렇게 선교 활동이 바로 교회의 내적 본질에서 흘러 나온다는 것은 분명하다. 선교 활동은 교회의 구원 신앙을 선포하고, 교회의 보편적 일치를 확장하고 완성시키며, 교회의 사도 전래성으로 지탱되고, 교계의 단체 정신을 실천하며, 교회의 성덕을 증언하고 전파하고 증진한다. 이렇게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는 선교 활동은 신자들에 대하여 실천하는 사목 활동이나 그리스도인들의 일치 회복을 위하여 수행하는 활동과는 다르다. 그러나 이 두 활동은 교회의 선교 활동과 매우 밀접히 결합되어 있다.37) 그리스도인들의 분열은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여야 할 거룩한 대의를 손상시키며,38) 많은 사람들이 신앙으로 나아가는 길을 막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교의 필요성에서 세례를 받은 모든 이는 한 우리 안에 모여 여러 민족들 앞에서 자기들의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한 목소리로 증언할 수 있도록 부름 받고 있다. 하나인 신앙을 아직 온전히 증언할 수 없다면 적어도 상호 존경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교 활동의 이유와 필요성
7. 이러한 선교 활동의 이유는 하느님의 뜻에서 나온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받게 되고 진리를 알게 되기를 바라신다. 하느님께서는 한 분뿐이시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도 한 분뿐이신데 그분께서 바로 사람으로 오셨던 그리스도 예수이시다. 그분께서는 자기 자신을 모든 사람을 위한 대속물로 바치셨으며”(1디모 2,4-6), “이분에게 힘입지 않고는 아무도 구원받을 수 없기”(사도 4,12)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선교를 통하여 알게 된 그분께 모든 사람이 돌아오고 또 그분과 그분의 몸인 교회에 세례를 통하여 합체되어야 한다. 실제로 그리스도께서 친히 “신앙과 세례의 필요성을 분명한 말씀으로 강조하시면서,39) 동시에 교회의 필요성도 확인하셨다. 사람들은 마치 문과 같은 세례를 통하여 교회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가톨릭 교회를 필요한 것으로 세우신 사실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교회로 들어오기를 싫어하거나 그 안에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는 저 사람들은 구원받을 수 없을 것이다.”40) 또한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만 아시는 길로, 자기의 탓 없이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을 신앙으로 이끄실 수 있다. 신앙이 없이는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없다.41) 그러나 교회는 복음화의 필요성과42) 동시에 그 거룩한 권리를 가지며 여기에서 선교 활동은 오늘도 또 언제나 그 온전한 힘과 필요성을 지닌다.
선교 활동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신비체는 자기 발전을 위한 힘을 끊임없이 모으고 조직하여 나간다.43) 선교 활동을 수행하도록 교회의 지체들은 사랑으로 재촉을 받는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그 사랑으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현재와 미래 생활의 영적인 행복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이 선교 활동을 통하여 마침내 하느님께서 충만히 찬양을 받으신다. 그 때에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 하느님의 구원 활동을 의식적으로 또 완전히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교 활동을 통하여 하느님의 계획이 완성된다. 이 계획을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파견하신 성부의 영광을 위하여 순명과 사랑으로 수행하셨다.44) 이는 온 인류가 하느님의 한 백성을 이루고 그리스도의 한 몸으로 모이며 성령의 한 성전을 함께 세우도록 하시려는 것이었으며, 이것은 분명히 형제적 화합을 가져다 주어 온 인류의 깊은 열망에 부응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마침내 당신을 닮은 모습으로 인간을 지어 내신 창조주의 계획이 참으로 성취되는 것이다. 그 때에 인간성을 나누어 받은 모든 이가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새로 태어나 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우리 아버지” 하고 부를 수 있다.45)

인간 생활과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선교 활동
8. 선교 활동은 또한 인간의 본성 자체와 그 열망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사실 교회는 그리스도를 선포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인간의 조건과 온전한 소명에 대한 참 진리를 보여 준다. 그리스도께서는 형제애와 진실과 평화의 정신으로 차 있는 이 새로운 인간의 기원이시고 그 전형이시며 또 모든 사람이 이 새로운 인간을 열망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또 복음의 선포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교회는 인종과 민족의 온갖 특이성을 초월하며, 따라서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이방인으로 여겨질 수 없다.46) 그리스도께서 바로 진리이며 길이시다. 모든 사람의 귀에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려 주는 복음 선포는 모든 사람에게 이 진리와 길을 열어 준다. 그리고 믿지 않는 사람은 이미 심판을 받았으므로47) 그리스도의 말씀은 동시에 심판과 은총의 말씀이며 죽음과 생명의 말씀이다. 실제로 우리는 오로지 묵은 것에 죽음으로써 새로운 생명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먼저 인간에 대한 말이지만 또한 인간이 지은 죄와 하느님께서 주시는 복의 표시를 지닌 이 세상의 갖가지 재화에 대한 말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느님이 주셨던 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잃어버렸다”(로마 3,23). 인간은 아무도 자기 혼자서 자신의 힘만으로는 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초월하지 못하며, 아무도 자신의 연약함이나 고독이나 예속에서 완전히 풀려나지 못한다.48)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모범이시며 스승이시고 해방자이시며 구원자이시고 생명을 주시는 분이신 그리스도를 열망하고 있다. 참으로 복음은 인간 역사에서 현세적으로도 자유와 진보의 누룩이 되었으며 또 언제나 형제애와 일치와 평화의 누룩으로서 드러난다. 그러기에 당연히 신자들은 그리스도를 “만민이 고대하는 분, 만민의 구원자”로 경하한다.49)

선교 활동의 종말론적 성격
9. 그러므로 선교 활동의 때는 주님의 첫 번째 오심과 재림 사이이며, 재림 때에 교회는 마치 수확물처럼 사방에서 하느님의 나라로 거두어들여질 것이다.50)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는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51)
선교 활동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세상과 그 역사 안에 하느님의 계획이 나타남 또는 그 ‘공현’과 성취이다. 여기서 하느님께서는 선교를 통하여 구원의 역사를 명백히 완성하신다. 선교 활동은 선포되는 말씀을 통하여 그리고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를 그 중심과 정점으로 하는 성사들의 거행을 통하여 구원의 주관자이신 그리스도를 현존하시게 한다. 그리고 마치 감추어진 하느님의 현존과도 같이 이미 민족들에게 있는 진리와 은총은 그 무엇이든 악의 오염에서 건져 내어 그 주관자이신 그리스도께 돌려 드린다. 그리스도께서는 악마의 지배를 무너뜨리시고 죄의 온갖 악에서 보호하여 주신다. 따라서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에 또는 민족들의 고유 의례와 문화에 심겨 있는 좋은 것은 무엇이든 없어지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과 악마의 패배와 인간의 행복을 위하여 치유되고 승화되고 완성되게 한다.52) 이렇게 하여 선교 활동은 종말론적 완성을 지향한다.53) 선교 활동을 통하여 성부께서 당신의 권능으로 결정하신 때와 크기에 이르기까지54) 하느님의 백성은 확장된다. 이 백성을 두고 예언이 있었다. “천막 칠 자리를 넓혀라. 천막 휘장을 한껏 펴라”(이사 54,2).55) 선교 활동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신비체는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이를 때까지 자라며,56) 영과 진리 안에서 하느님께 경배를 드리는57) 영적인 성전이 예수 그리스도를 가장 요긴한 모퉁잇돌로 하고 사도들과 예언자들을 기초로 삼아 건축되고 증축된다(에페 2,20 참조).

제2장 선교 활동

서론
10. 모든 사람과 민족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전달하도록 그리스도께서 파견하신 교회는 아직도 방대한 선교 활동을 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날로 그 숫자가 불어나고 있는 20억의 사람들은 생활 문화의 확고한 결속, 옛 종교 전통, 견고한 사회 관계의 유대로 거대하고 독특한 집단을 이루고 있으며,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했거나 거의 듣지 못하고 있다. 그들 가운데에 어떤 이들은 대종교들의 하나를 신봉하고, 어떤 이들은 하느님을 전혀 알지 못하고, 또 어떤 이들은 하느님의 존재를 명시적으로 부정하고, 더욱이 어떤 때에는 공격을 한다. 교회는 구원의 신비와 하느님께 받은 생명을 모든 사람에게 가져다 줄 수 있도록, 바로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강생으로 함께 살아가셨던 사람들의 사회적 문화적 상황에 스스로 매이셨던 그러한 움직임으로, 이 모든 집단으로 파고 들어가야 한다.

제1절 그리스도인의 증언

생활과 대화의 증거
11. 교회는 이러한 인간 사회에 현존하여야 한다. 교회는 그 사회에서 살아가거나 그 사회에 파견된 자기 자녀들을 통하여 현존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어디에서 살아가든 삶의 모범과 말의 증거로 세례를 통하여 입은 새 사람을 드러내고 견진을 통하여 굳세게 해 주시는 성령의 힘을 드러내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며1) 인간 생활의 진정한 의미와 인간 공동체의 보편적 유대를 더욱 온전히 깨닫게 된다.
바로 그리스도께 대한 이러한 증거를 효과적으로 보여 줄 수 있으려면, 그리스도인들은 존경과 사랑으로 저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야 하며, 그들이 살아가는 인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을 인식하여야 하고, 온갖 인간적인 교류와 활동을 통하여 사회 문화 생활에 참여하여야 한다. 또 그들의 민족적 종교적 전통에 익숙해져야 하고 그들 안에 감추어진 말씀의 씨앗을 기꺼이 존경하는 마음으로 찾아 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민족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깊은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우리 시대 사람들이 현대 세계의 과학 기술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하느님의 일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더 나아가서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진리와 사랑에 대한 더 큰 열망을 일깨우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바로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마음을 살피시어 참으로 인간적인 대화로써 그들을 하느님의 빛으로 이끄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제자들도 그리스도의 성령으로 충만하여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알고 또 그들과 사귀어야 한다. 그들은 진지하고 끈기 있는 대화로 너그러우신 하느님께서 이민족들에게 얼마나 값진 보화를 나누어 주셨는지를 배워야 하며, 그리고 동시에 이 보화들을 복음의 빛으로 비추고 해방시켜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지배 아래로 돌려 드리도록 힘써야 한다.

사랑의 현존
12. 인간 사회 안에 현존하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으로 살아가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도 그 같은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기를 바라신다.2)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참으로 모든 사람에게 미치며, 인종 차별도 사회적 종교적 신분의 차별도 없으며 어떠한 이득이나 감사도 기대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아낌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또한 신자들도 사랑으로 인간 자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하느님께서 사람을 찾아 나서신 그러한 동기로 인간을 사랑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는 표징으로 그리스도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병자와 허약한 사람을 모두 고쳐 주신 것처럼3) 그렇게 교회도 자기 자녀들을 통하여 어떠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든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 고통받는 사람들과 결합되어 그들을 위하여 기꺼이 희생하고 있다.4) 실제로 교회는 그들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인생의 열망과 난제들을 알고 죽음의 고뇌에 동참한다. 교회는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의 빛과 평화를 가져다 주며 형제적 대화로 응답하고자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경제 사회 문제의 올바른 질서를 이루도록 노력하며 또 다른 모든 사람과 협력하여야 한다. 또한 특별한 배려로 각종 학교들을 통하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교육에 헌신하여야 한다. 학교는 청소년 그리스도인들을 양성하고 향상시키는 매우 뛰어난 수단일 뿐 아니라 또한 동시에 사람들이 특히 개발 도상국의 국민들이 인간의 존엄을 들어 높이고 더욱 인간다운 조건을 갖추게 하는 드높은 가치를 지닌 봉사로 여겨야 한다. 더 나아가서 기아와 무지와 질병을 극복하여 더 나은 생활 조건을 만들고 세계 평화를 다지려고 노력하는 그 민족들의 노력에 참여하여야 한다. 이러한 활동에서 신자들은 민간 단체나 공공 기관, 정부, 국제 기구, 다양한 그리스도교 공동체들과 다른 종교들이 추진하는 사업에 공동 활동으로 지혜롭게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교회는 지상 국가의 통치에 개입할 의사가 전혀 없다. 교회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또 사랑과 충실한 봉사로 인간을 섬기는 일이 아니면 스스로 다른 어떠한 권위도 주장하지 않는다.5)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자신의 활동과 생활에서 사람들과 밀접히 결합되어, 그리스도를 온전히 선포할 수 없는 곳에서도 그리스도에 관한 진정한 증거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그들의 구원을 위하여 일하기를 바란다. 순전히 인간의 물질적인 진보와 번영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인간의 존엄과 형제적 일치를 증진하고,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빛으로 밝혀 주신 종교적 도덕적 진리를 가르치며 그렇게 하여 차츰 하느님께 이르는 더욱 완전한 길을 열어 준다. 이렇게 하여 사람들은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통하여 구원을 얻도록 도움을 받고 또 그리스도의 신비가 환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느님의 모습을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이6)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서 나타나고 또 거기서 하느님의 사랑이 계시된다.

제2절 복음 선포와 하느님 백성의 모임

복음화와 개종
13. 그리스도의 신비를 전파하도록 하느님께서 말씀의 문을 열어 주시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든지7) 모든 사람에게8) 담대하게 끊임없이9) 살아 계신 하느님을 선포하고10) 또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파견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여야 한다.11) 이는 비그리스도인들이 성령으로 그 마음이 열려12) 주님을 믿고 주님께 자유로이 돌아서며 주님을 충실히 따르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므로”(요한 14,6) 그들의 영적인 기대를 모두 채워 주시고 또 그 기대를 끝없이 넘어서신다.
이러한 개종은 분명히 입교로 이해되겠지만, 스스로 죄를 끊어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자신과 인격적인 교류를 갖도록 부르시는 하느님 사랑의 신비로 인도되었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하느님 은총의 작용으로 새 개종자는 영적인 여정에 들어서, 신앙으로 이미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참여하여, 낡은 인간을 벗어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새 인간으로 건너간다.13) 이 건너감은 사고와 생활 방식의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그 사회적 귀결로 분명해지며 세례 준비기에 조금씩 이루어져야 한다. 그가 믿는 주님께서는 반대를 받는 표적이시므로14) 개종한 사람은 단절과 격리를 드물지 않게 체험하지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헤아릴 수 없는 기쁨도 맛본다.15)
교회는 누구에게든 신앙을 갖도록 강요하거나 부당한 술수로 유인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며, 또한 마찬가지로 그 누구든 신앙에서 멀어지도록 불의한 박해를 받지 않을 권리를 강력히 주장한다.16)
교회의 오랜 관례에 따라 개종의 동기를 조사하여야 하고 필요하다면 정화하여야 한다.

세례 준비기와 그리스도교 입교

14.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께 그리스도 신앙을 받은 사람은17) 전례 예식으로써 세례 준비기로 받아들여진다. 세례 준비기는 단순히 교리와 계명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 생활을 가르치는 기간으로서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수련기이다. 이 때에 제자들은 자기 스승이신 그리스도와 결합된다. 그러므로 예비신자들은 구원의 신비에 적절히 참여하고 복음 생활을 실천하며 계속 이어지는 시기에 따라 거룩한 전례를 거행하며,18) 하느님 백성의 신앙과 전례와 사랑의 생활로 들어서야 한다.
그런 다음에 그리스도교 입교 성사들을 통하여 어둠의 권세에서 해방되고19)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묻히고 함께 부활하여20)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만들어 주시는 성령을 받아,21)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기념제를 하느님의 모든 백성과 함께 거행한다.
사순 시기와 부활 시기의 전례를 복원하여 예비신자들의 마음을 파스카 신비의 거행에 맞추어 그 장엄 예식 안에서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께 다시 태어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저 그리스도교 입교는 세례 준비기에 교리교사들이나 사제들만이 아니라 신자 공동체 전체가, 특별히 대부 대모 들이 돌보아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예비신자들은 처음부터 자기가 하느님의 백성에 소속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교회 생활은 사도 생활이므로 예비신자들도 생활의 증거와 신앙 고백으로 복음화와 교회 건설을 위하여 적극 협력하도록 배워야 한다.
끝으로 예비신자들의 법적 지위는 새 교회법전에 분명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그들은 이미 교회와 결합되어 있으므로22) 이미 그리스도의 집에 있고23) 또 드물지 않게 이미 믿음과 바람과 사랑의 생활을 하고 있다.

제3절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형성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형성
15. 말씀의 씨앗과 복음 선포를 통하여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께로 부르시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신앙의 순종을 불러일으키시는 성령께서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세례 샘의 품안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낳으시어 그들을 하느님의 한 백성으로 모으신다. 이 백성은 “선택된 민족이고 왕의 사제들이며 거룩한 겨레이고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1베드 2,9)이다.24)
그러므로 하느님의 협력자인 선교사들은25) 신자들의 모임을 일으켜 세워, 그 모임들이 부름 받은 소명에 합당하게 살아가며26)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맡기신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을 수행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세상에서 하느님 현존의 표징이 된다. 그 공동체는 성찬의 희생 제사로 끊임없이 그리스도와 함께 성부께로 건너가며27) 하느님의 말씀으로 정성껏 양육되고28) 그리스도를 증언하며29) 마침내 사랑으로 살아가며 사도 정신으로 불타오른다.30)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처음부터 되도록 각기 그 필요를 스스로 채울 수 있도록 형성되어야 한다.
신자들의 이러한 모임은 민족 고유의 부요한 문화를 지니고 그 백성 안에 깊이 뿌리를 박아야 한다. 가정은 복음 정신에 젖어 번영하여야 하며,31) 또 훌륭한 학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여러 단체나 회합들이 세워지고 이를 통하여 평신도 사도직이 사회 전체에 복음 정신으로 파고들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여러 예법의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사랑이 빛나야 한다.32)
새 신자들 사이에 교회 일치의 정신이 육성되어야 하며, 그들은 그리스도를 믿는 형제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며 세례로 다시 태어나 하느님 백성의 수많은 선익을 나누어 받는 공동 상속인임을 마땅히 인정하여야 한다. 종교적인 상황이 허용하는 대로, 교회 일치 활동을 증진하여, 한편으로 종교 무차별주의와 혼합주의를 배척하고 다른 편으로는 불건전한 경쟁을 지양하여, 되도록이면, 민족들 앞에서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공동으로 고백하고, 또한 사회적 기술적 사안과 문화적 종교적 일에서 협동하며, 가톨릭 신자들은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의 규범에 따라, 갈라져 나간 형제들과 형제애로 협력하여야 한다. 그 무엇보다도 공동의 자기 주님이신 그리스도 때문에 협력하여야 한다. 주님의 이름은 그들을 일치시키소서! 이러한 협력은 개인만이 아니라, 지역 직권자의 판단에 따라, 여러 교회들과 교회 공동체들 사이에서 또 그들의 활동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민족에서 교회에 모인 그리스도인들은 “통치에서도 언어에서도 정치 생활 제도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으므로”,33) 그리스도인들은 자기 민족의 올바른 생활 방식에 따라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아가며 훌륭한 국민으로서 참으로 효과적으로 조국애를 함양하여야 한다. 다른 민족들에 대한 경멸과 지나친 민족주의를 완전히 배제하고, 보편적인 인간애를 증진하여야 한다.
이 모든 일을 성취하는 데에는 평신도들, 곧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세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중요하며 또 마땅히 특별한 배려를 받아야 한다. 그리스도의 성령을 충만히 받아 마치 누룩처럼 현세 사물들을 내부에서부터 변화시키고 그 질서를 잡아, 현세 질서가 언제나 그리스도를 따르게 하는 것은 평신도 고유의 책임이다.34)
그러나 어떤 민족 안에 그리스도교 백성이 세워지고 현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며, 또 모범적인 사도직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교회의 창립 목적, 그 현존의 목적은 바로 비그리스도인 동포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또 그들이 그리스도를 온전히 받아들이도록 도와 주는 것이다.
그리고 또 교회를 심고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발전시키려면 여러 가지 교역이 필요하다. 이 교역은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바로 신자들의 모임에서 일으켜 세워지고 모든 이의 정성스런 보살핌으로 보호받고 육성된다. 그 교역들 가운데 사제들과 부제들과 교리교사들의 임무가 있고 또 가톨릭 운동이 있다. 또한 남녀 수도자들은 그리스도 나라를 사람들의 마음에 심고 북돋아 주며 더 더욱 넓히도록 기도로 또는 힘찬 활동으로 결코 없어서는 아니 될 직무를 수행한다.

본토인 성직자 육성
16. 근래에 그리스도께 개종한 민족들 가운데에서 그토록 많은 젊은이에게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사제 성소의 헤아릴 수 없는 은혜에 대하여 교회는 크게 기뻐하며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 실제로 여러 신자 공동체가 그 구성원들 가운데에서 주교, 신부, 부제의 품계에서 자기 형제들에게 봉사하는 구원의 고유한 교역자를 가질 때에 교회는 어떠한 인간 사회에서든 더욱 튼튼한 뿌리를 내리게 된다. 이렇게 하여 신생 교회들은 자기 성직자들을 갖는 교구 구조를 차츰 갖추어 가는 것이다.
사제의 성소와 양성에 관하여 이 공의회가 결정한 것은 교회가 처음으로 심어진 곳과 젊은 교회들에서 충실히 지켜야 한다. 학문과 사목 교육과 긴밀히 연계시킨 영성 교육에 관하여, 또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복음의 틀에 따라 사는 생활에 관하여, 또 교회의 신비에 대한 깊은 의식의 함양에 관하여 말한 규정들을 크게 중시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섬기며 복음 활동에 온전히 헌신하고, 충실한 협력자로서 자기 주교를 따르며 동료들과 공동 활동을 하는 법을 훌륭히 배우게 될 것이다.35)
이러한 전반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면 신학생들의 모든 교육은 성서에 나와 있는 대로 구원의 신비에 비추어 이루어져야 한다. 그들은 전례 안에 있는 이러한 그리스도의 신비와 인간 구원의 신비를 찾고, 그 신비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36)
사목적이고 실천적인 사제 양성의 공통된 요구 사항들은 공의회의 규범에 따라37) 각 민족 고유의 사고 방식과 행동 양식에 부합하도록 연구하여 작성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신학생들은 자기 민족의 문화를 잘 알고 판단할 수 있도록 그 정신을 열어 갈고 닦아야 한다. 철학과 신학 과목에서는 모국의 전통과 종교 그리고 그리스도교 신앙 사이에 가로놓인 문제들을 정확히 인식하여야 한다.38) 그리고 또한 사제 양성은 그 지역의 사목적 필요를 고려하여야 한다. 신학생들은 교회의 선교 활동의 역사와 목적과 방법을 배우고 자기 민족의 특유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상황을 알아야 한다. 교회 일치의 정신을 함양하여야 하고 비그리스도인들과 형제적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올바른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39) 이 모든 것은 사제직을 위한 면학이 될 수 있는 대로 각기 자기 민족의 풍습과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한다.40) 끝으로, 올바른 교회 운영과 나아가 재정 관리에 대한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훌륭한 사제들을 선발하여 어떤 사목 경험을 한 다음에 외국 특히 로마의 대학교들에서나 다른 학문 연구 기관들에서 고등 학문을 쌓게 하여야 한다. 이는 신생 교회들이 그 지역 성직자들 가운데에서 더 힘든 교회 임무를 이행할 수 있는 더 적절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이들을 육성하려는 것이다.
주교회의에서 적절하다고 여기면 “교회 헌장”의 규범에 따른 부제직의 품계를 종신제로 복원하여야 한다.41) 실제로, 교리교사로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또는 본당 사목구 주임 사제와 주교를 대신하여 멀리 떨어져 있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을 지도하고, 또는 사회 사업과 자선 활동에서 사랑을 실천하며 진정한 봉사 직무를 수행하는 남자들을 사도 전통에 따라 안수를 통하여 힘을 북돋아 주고 제단에 더욱 가까이 결합시켜, 부제직의 성사 은총을 통하여 자기 교역을 더욱 효과적으로 이행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유익하다.

교리교사 양성
17. 만민 선교 활동에 크게 공헌한 저 수많은 교리교사들, 곧 사도 정신에 충만하여 커다란 노고로써 신앙과 교회의 확장을 위하여 독특하고도 반드시 필요한 도움을 준 남녀 교리교사들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현대에는 이토록 수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사목 계획을 수행할 성직자들이 부족하므로 교리교사들의 직무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므로 교리교사의 양성은 문화 발전에 부응하여 교리교사들이 사제 품계의 유능한 협력자로서 새롭고 더 광범위한 중책을 맡은 그들의 임무를 제대로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교구와 연합구의 학교들을 많이 세워, 거기서 미래의 교리교사들이 가톨릭 교리와 더불어 특히 성서와 전례 그리고 교리 교수법과 사목 실천을 배우고 또 스스로 그리스도인 생활을 익히며42) 생활의 신심과 성덕을 쌓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도록 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서 교육 과정이나 모임을 마련하여 거기에서 교리교사들이 일정 기간 자기 교역에 유익한 학문 분야의 쇄신 교육을 받고, 영성 생활에 영양과 힘을 얻게 하여야 한다. 그 밖에, 이러한 활동에 온전히 헌신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당한 보수를 통하여 품위 있는 생활 수준과 사회 보장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43)
포교성성의 특별 보조금으로 교리교사들의 양성과 생계 유지를 적절히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하고 적절하다면 교리교사들을 위한 기구를 설립하여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들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조 교리교사들의 헌신적인 활동을 인정하여야 한다. 교회는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들은 자기 공동체에서 기도를 인도하고 교리를 가르친다. 그러므로 그들을 위한 교리와 영성 교육을 적절히 배려하여야 한다. 또한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곳에서는 합당하게 양성된 교리교사들에게 공적으로 거행되는 전례 예식 안에서 교회법적 사명을 부여하여 백성들 가운데에서 더욱 큰 권위로 신앙에 봉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도 생활의 증진
18. 교회가 심어질 때부터 수도 생활을 힘껏 증진하여야 한다. 수도 생활은 선교 활동에 귀중하고도 반드시 필요한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 하느님께 바쳐지는 더욱 내밀한 봉헌을 통하여 그리스도인 소명의 깊은 본질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가리켜 준다.44)
교회를 심으려고 노력하는 수도 단체들은 교회의 수도 전통에서 두드러진 풍요로운 신비에 온전히 젖어들어 각기 그 민족의 품성과 기질에 따라 그 신비를 표현하고 전수하여 주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때로는 복음 선포에 앞서 하느님께서 그 씨앗을 이미 고대 문화에 심어 주신 수덕과 관상의 전통들을 어떻게 그리스도교 수도 생활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주의 깊게 고찰하여야 한다.
신생 교회들에서는 여러 형태의 수도 생활을 장려하여 그리스도의 사명과 교회 생활의 여러 측면을 드러내고 다양한 사목 활동에 헌신하며, 자기 회원들이 그 활동을 수행하도록 올바른 준비를 시켜야 한다. 그러나 주교회의들은 동일한 사도직 목표를 추구하는 수도회들이 난립하여 수도 생활과 사도직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감독하여야 한다.
관상 생활을 정착시키려고 하는 여러 시도들에 대하여 특별히 언급하는 것이 마땅하다. 어떤 이들은 수도원 제도의 본질 요소들을 보존하여 자기 수도회의 부요한 전통을 옮겨 심고자 노력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옛 수도원 생활의 더욱 단순한 형태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 모든 시도는 지역 상황에 대한 진정한 적응을 모색하여야 한다. 실제로 관상 생활은 교회의 충만한 현존과 관련되므로 신생 교회들에서는 어디서든지 관상 생활이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제3장 개별 교회

신생 교회의 발전
19. 신자들의 모임이 사회 생활에 이미 뿌리를 박고 또 그 지역 문화에 어느 정도 적응하여 일단 안정성과 견고성을 누리게 될 때에, 이를테면 불충분하더라도, 그 지역의 사제들과 수도자들과 평신도들의 고유 인력을 지니고, 자기 주교의 인도를 받아 하느님 백성의 생활을 영위하고 발전시키는 데에 필요한 교역과 제도를 갖추게 될 때에, 교회를 심는 일은 바로 그 인간 사회에서 어떤 목표에 이르는 것이다.
이 신생 교회들에서 하느님 백성의 생활은 이 공의회의 규범에 따라 쇄신되어야 할 그리스도인 생활의 모든 분야에 걸쳐 성숙되어야 한다. 신자들의 모임은 날로 더욱 각성하여 신앙과 전례와 사랑의 살아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평신도들은 국민 생활과 사도직 활동을 통하여 국가 안에서 사랑과 정의의 질서를 확립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또 사회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적절하고 현명하게 사용하여야 한다. 가정은 진정한 그리스도인 생활을 통하여 평신도 사도직의 온상이 되고 사제 수도 성소의 못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또 신앙은 적절한 교리교육을 통하여 가르쳐지고 민족의 품성에 어울리는 전례 안에서 거행되며, 알맞은 교회법 규정을 통하여 그 지역의 건실한 제도와 풍습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주교들은 각기 자기 사제단과 하나가 되고 그리스도와 교회의 정신으로 더욱더 젖어들어 보편 교회와 함께 생각하며 살아가야 한다. 신생 교회들은 온 교회와 긴밀한 친교를 유지하여야 하고, 교회 전통의 요소들을 고유 문화와 결합시켜 서로 힘을 주고받아 신비체의 생명을 증대시켜야 한다.1) 여기서는 보편 교회와 이루는 이러한 친교 의식을 증진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신학적 심리적 인간적 요소들을 존중하여야 한다.
이 교회들은 흔히 세계의 더 가난한 지역들에서, 대부분 심각한 사제 부족과 물질적 지원의 결핍으로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 그러므로 온 교회의 지속적인 선교 활동이 지역 교회의 발전과 특히 그리스도인 생활의 성숙에 기여하는 그러한 원조를 마련해 주는 일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한 선교 활동은 또한 오래 전에 세워졌으나 어떤 퇴보나 무기력 상태에서 살아가는 교회들에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들은 교구 성직자 성소와 수도회 성소를 때맞추어 증진하고 더 분명하게 식별하여 더 효과적으로 개발하는 공동 사목 노력과 적절한 활동에 착수하여2) 차츰 자립하고 또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개별 교회의 선교 활동
20. 개별 교회는 보편 교회를 가장 완전하게 드러내야 하므로 같은 지역에서 자기들과 함께 살아가는,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자신이 파견되었다는 것을 올바로 깨닫고, 신자 개인과 공동체 전체의 삶의 증거로 그들에게 그리스도를 보여 주는 표지가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가 닿게 하는, 말씀의 교역이 필요하다. 특히 주교는 새로운 제자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신앙의 선포자여야 한다.3) 이 고귀한 임무를 제대로 이행하려면 자기 양 떼의 상황은 물론 자기 나라 사람들이 하느님께 대하여 품는 깊은 생각을 완전히 파악하고 또 이른바 도시화와 이민, 종교 무차별주의가 가져온 저 변화들을 주의 깊게 고찰하여야 한다.
신생 교회의 그 지역 신부들은 적극적인 복음화 활동에 착수하여 외국 선교사들과 함께 공동 활동을 추진하며, 주교의 권위 아래서 그들과 함께 한 사제단을 이루고, 신자 사목과 하느님 예배의 거행만이 아니라 또한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도록 하여야 한다. 신부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자기 주교에게 순종하여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자기 교구의 벽지나 오지에서 또는 다른 교구에서 즉시 선교 활동에 나설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남녀 수도자들과 평신도들도 자기 겨레,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선교 열정으로 불타올라야 한다.
주교회의는 규정된 시기에 성서, 신학, 영성, 사목의 쇄신 교육 과정을 마련하여 성직자들이 세상의 변천과 변화 속에서 신학 이론과 사목 방법에 관한 더욱 완전한 지식을 갖추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그 밖에 이 공의회에서 특히 “사제의 생활과 교역에 관한 교령”에서 규정한 것들을 충실히 지켜야 한다.
개별 교회의 이러한 선교 활동을 완수할 수 있으려면 각기 그 교회의 상황에 적합한 방법으로 제때에 준비된 훌륭한 교역자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갈수록 더 집단화하고 있으므로 주교회의가 이러한 단체들과 갖는 대화에 관하여 공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적절하다. 그리고 어떤 지역에서 그 곳 교회의 특수 형태에 적응하지 못하여 가톨릭 신앙에서 멀어지는 사람들의 집단이 있다면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의 공동체로 모일 수 있을 때까지는 이러한 상황을 특별한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4) 사도좌가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파견하는 선교사들이 있다면 개별 주교들은 자기 교구에 그 선교사들을 초청하거나 기꺼이 받아들여 그들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여야 한다.
이러한 선교 열정이 자국민들 사이에서 불타오르도록 신생 교회들이 무엇보다도 보편 교회의 선교 활동에 참여하고, 비록 성직자 부족에 시달릴지라도, 세상 모든 곳에 복음을 선포하는 자신의 선교사들을 파견하는 것이 매우 합당하다. 실제로 보편 교회와 이루는 친교는 또한 다른 민족들에 대한 선교 활동에 적극 참여할 때에 어떻게든 완성될 것이다.

평신도 사도직의 증진
21. 진정한 의미의 평신도단이 교계와 함께 존재하고 활동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참으로 세워진 것이 아니고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 아니며 사람들 사이에서 완전한 그리스도의 표지가 되지도 못한다. 실제로 평신도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없다면 복음은 다른 어떠한 민족의 정신과 생활과 활동 속에 깊이 파고들 수 없다. 그러므로 교회의 설립 때부터 성숙한 그리스도인 평신도단이 이루어지도록 커다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평신도들은 하느님의 백성과 또 시민 사회에 온전히 딸려 있다. 평신도들은 자기가 태어난 민족에 딸려 있어, 교육을 통하여 그 문화적 보화에 참여하기 시작하고, 다양한 사회적 유대를 통하여 그 민족의 삶에 결합되고, 자신의 직업 활동으로 그 민족의 발전에 협력하며, 그 민족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여겨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교회 안에서 신앙과 세례를 통하여 다시 태어난 평신도들은 그리스도께 딸려, 새로운 생활과 활동으로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어5)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을 하느님께 굴복시키고 마침내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시게 하여야 한다.6)
남녀 평신도들의 주요 의무는 그리스도 증거이다. 이는 가정에서 자기 사회 집단에서 또 자기 직업 분야에서 삶과 말로 수행하여야 한다. 실제로 평신도들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어 정의와 거룩한 진리 안에서 살아가는 새 사람으로 드러나야 한다.7) 또한 자기 민족의 전통에 따라 조국의 사회와 문화 영역에서 그러한 새 삶을 드러내야 한다. 평신도들은 이 문화를 잘 알고 또 이를 정화하고 보존하며 최근의 상황에 따라 발전시켜 마침내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하여야 한다. 이는 그리스도 신앙과 교회 생활이 그들이 살아가는 사회에 더 이상 낯선 것이 되지 않고, 그 사회에 스며들어 사회를 변화시키게 하려는 것이다. 진실한 사랑으로 자기 동포들과 결합되어, 그리스도의 신비에서 길어 올리는 보편적 일치와 연대의 새로운 관계가 그들의 삶에서 드러나야 한다. 또한 생활과 직업의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그리스도 신앙을 전파하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로지 이웃 평신도들을 통하여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의무는 더욱 절박한 것이다. 더욱이 가능한 곳에서는 평신도들이 교계와 더욱 직접적으로 협력하여 복음 선포와 그리스도교 교리 전수를 위한 특수 사명을 이행할 준비를 갖추어 신생 교회에 힘을 더하여야 한다.
그리고 교회의 교역자들은 평신도들의 사도직 활동을 중시하여야 한다. 평신도들을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모든 사람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깨닫도록 양성하여야 하며,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과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의 정신에 따라 그들이 그리스도의 신비를 깊이 이해하고 사도직의 실천 방법을 익히도록 가르치며 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도와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사목자들과 평신도들은 고유한 임무와 책임을 다하여 신생 교회 전체가 그리스도께 대한 생생하고 확고하고 하나인 증거를 보여 주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구원의 빛나는 표지가 되어야 한다.

일치 안의 다양성
22. 하느님 말씀의 씨앗은 하느님의 이슬에 젖은 좋은 땅에서 싹이 터 수액을 끌어올리고 이를 변화시키고 자기에게 동화시켜 마침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참으로 강생의 계획을 본받아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박고 사도들을 기초로 삼아 세워진 신생 교회들은 그리스도께 유산으로 주어진 민족들의 온갖 보화를 놀라운 거래로 받아들인다.8) 그 교회들은 자기 민족의 풍습과 전통, 지혜와 지식, 예술과 예절에서 창조주의 영광을 찬양하고 구세주의 은총을 밝혀 주고 그리스도인 생활을 올바로 영위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어 온다.9)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려면 모든 광범위한 사회 문화적 영역에서 이른바 신학적 고찰을 촉진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보편 교회의 빛나는 전통으로, 하느님께서 계시하시고 성서에 기록되고 교부들과 교도권이 가르친 사실과 말씀을 새롭게 연구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신앙이, 민족들의 철학이나 예지를 고려하여 이해를 추구할 수 있는지, 또 어떠한 방식으로 그들의 풍습과 인생관과 사회 질서가 하느님의 계시로 밝혀진 도덕과 합치할 수 있는지 더욱 분명하게 파악될 것이다. 여기서 그리스도인 생활의 모든 영역에 걸쳐 더 근본적인 적응의 길이 열릴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온갖 종류의 혼합주의와 그릇된 배타주의를 몰아 내고 그리스도인 생활이 각 문화의 기질과 특성에 적응될 것이며,10) 개별 전통들이, 복음의 빛으로 비추어진, 각 민족의 고유한 자질과 더불어 가톨릭 일치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마침내 자기 전통을 지닌 신생 개별 교회들은 교회의 친교 안에서 제자리를 잡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보편 공동체를 다스리는 베드로 교좌의 수위권은 온전히 보존된다.11)
그러므로 주교회의들이 각기 광범위한 사회 문화적 지역 경계 안에서 서로 결합하여 화합 정신과 공동 계획으로 이러한 적응의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 매우 적절하다.

제4장 선교사

선교사 성소
23.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에게는 누구나 그 나름대로 신앙을 전파할 의무가 있지만1) 주 그리스도께서는 언제나 많은 제자들 가운데에서 친히 원하시는 사람들을 부르시어 당신 곁에 있게 하시고 또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선포하도록 그들을 파견하신다.2) 그러므로 여러 은사들을 원하시는 대로 유익하게 나누어 주시는 성령을 통하여3) 주님께서는 각자의 마음에 선교사 성소를 불어넣으시고 또한 동시에 온 교회에 딸린 복음화 임무를 고유 직무로 받아들이는 단체들을 교회 안에 일으켜 세우신다.4)
실제로, 적합한 천성을 타고나 알맞은 자질과 재능을 지니고 선교 임무를 받아들이도록 준비된 이들은 본토인이든 외국인이든, 사제든 수도자든 평신도든 다 특별한 성소를 받았다.5) 정당한 권위자에게서 파견된 그들은 그리스도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신앙과 순종으로 떠나간다. 그들은 “성령으로 거룩하게 된 이방인들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제물이 되게 하는”(로마 15,16) 복음의 일꾼으로 뽑힌 바로 그 일을 위하여 따로 세워진다.6)

선교 영성
24. 사람은 자기를 부르시는 하느님께 응답하여, 혈육에 안주하지 않고 복음 활동에 자신을 온전히 바쳐야 한다.7) 그러나 성령께서 재촉하시고 힘을 북돋아 주시지 않으면 결코 이러한 응답을 할 수 없다. 파견된 이는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으시고 종의 신분을 취하신”(필립 2,7) 주님의 삶과 사명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평생 자기 성소를 지키고 자기 자신과 이제껏 자기가 지닌 것을 다 포기하고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도록 준비하여야 한다.8)
민족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며, 자기가 대리하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자신 있게 알리고, 필요한 때에는 그리스도 안에서 담대히 말하며, 십자가의 치욕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9)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신 자기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 그분의 멍에가 편하고 짐이 가볍다는 것을 드러내어야 한다.10) 진정한 복음 생활로,11) 많은 인내와 관용과 온유와 꾸밈없는 사랑으로,12) 필요하다면 피를 흘리기까지 자기 주님을 증언하여야 한다. 그리하면 하느님께 힘과 용기를 받아 수많은 환난과 극심한 가난을 겪으면서도 넘치는 기쁨을 깨닫게 될 것이다.13) 당신의 순종으로 인류를 구원하신 그리스도를 섬기는 교역자는 순명이 자신의 특수 덕행임을 확신하여야 한다.
복음 선포자들은 자신 안에 있는 은총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나날이 마음과 생각을 새롭게 하여야 한다.14) 그러므로 직권자들과 장상들은 선교사들의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져 그들이 성소의 희망으로 힘을 얻고 사도 직무를 쇄신하도록 하여야 하며 또 이러한 모임을 위하여 적절한 건물을 마련하여야 한다.

영성적 도덕적 양성
25. 이토록 탁월한 임무에 대비하여 미래 선교사는 특별한 영성적 도덕적 양성을 받아야 한다.15) 실제로 선교사는 신속하게 일에 착수하고 그 일을 꾸준히 추진하며 온갖 어려움을 이겨 내고 인내와 용기로 고독과 피로와 보람없는 노고를 견디어 가야 한다. 열린 생각과 넓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자기에게 맡겨진 직무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다른 민족들의 풍습과 변화하는 상황에 과감히 적응하여야 한다. 같은 일에 헌신하는 형제들과 또 모든 이와 합심하여 서로 사랑하며 공동 활동을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사도 공동체를 본받아 신자들과 함께 한마음 한뜻을 이루게 될 것이다.16)
이러한 정신 자세는 이미 양성 시기부터 성실히 갈고 닦아야 하며 영성 생활로 드높이고 길러가야 한다. 살아 있는 신앙과 굳건한 희망에 찬 선교사는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능력과 사랑과 절제의 정신으로 불타올라야 한다.17) 어떠한 처지에서든지 자족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18) 또한 희생 정신으로 예수님의 죽음을 자기 몸 안에 받아들여, 자기가 파견된 그 사람들 안에 예수님의 생명이 살아 움직이게 하여야 한다.19) 영혼들에 대한 열정으로 영혼들을 위하여 기꺼이 모든 것을 바치며 자기 자신마저 다 바쳐야 한다.20) 그럼으로써 선교사는 “날마다 자기 직무의수행으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 안에서 자라나야 한다.”21) 이렇게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고 교계의 권위 아래에서 그리스도의 사명을 계속하며 구원의 신비에 협력하여야 할 것이다.

교리적 사도적 양성
26. 그리스도의 좋은 일꾼으로서 여러 민족들에게 파견되는 이들은 “믿음의 말씀과 훌륭한 가르침”(1디모 4,6)으로 키워져야 한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성서에서 그 가르침을 길어 올리고 그리스도의 신비를 탐구하며 그 신비의 선포자와 증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선교사는 사제든 수사 수녀든 평신도든 각자 자기 신분에 알맞게 준비 교육을 받아 미래 활동의 요구를 감당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22) 선교사들의 교리적 양성은 맨 처음부터 교회의 보편성과 민족들의 다양성을 다 포용하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교역 수행을 준비하는 모든 훈련에 해당되며, 민족과 문화와 종교 등에 관한 과거뿐 아니라 현대의 일반 지식을 유익하게 가르치는 다른 학문에도 해당된다. 실제로 다른 민족에게 가려는 사람은 누구나 그 민족의 문화 유산과 언어와 풍습을 존중하여야 한다. 미래 선교사는 무엇보다도 선교학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곧 선교 활동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과 규범을 배우고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복음 선포자들이 걸어간 길을 익히며 또 현재의 선교 상황과 현대에 더 효율적인 선교 방법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23)
그러므로 이러한 교육 전체는 목자다운 관심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며, 이론과 실습을 통하여 특수하고 체계적인 사도적 양성이 이루어져야 한다.24)
많은 수사 수녀들이 교리 교수법을 잘 배우고 익혀 사도직에 더욱더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한부로 선교 활동에 참여하는 이들도 자기 조건에 알맞은 양성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러한 종류의 양성은 선교사들이 파견되는 현지에서 완성되어, 선교사들이 그 민족의 역사와 사회 구조와 관습을 더 자세히 알고 도덕 질서와 종교 계율만이 아니라 그들의 거룩한 전통에 따라 형성된 신과 세계와 인간에 관한 심오한 사상을 파악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