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北工程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東北工程",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이것은 2003년의 한국 역사학계에 불어닥친 태풍이었다. 이것이 무엇이길래 한국인의 정서에 못을 박는 것일까? 하지만 단순히 고구려사 왜곡뿐만아니라 고조선(古朝鮮), 부여(夫餘), 발해(渤海)의 역사를 통째로 중국의 역사로 흡수하려고 하는 것은 왜곡이 아니라 "강탈"이다. 이 사실을 주지하고 우리는 동북공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1980년대 초반부터 고구려사에 대한 중국측의 그릇된 역사인식이 감지가 되었으나 이렇게까지 왜곡을 할 줄은 우리 국민들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중국측에서는 역사적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모른 채 만리장성에 갖혀 중화사상(中華思想)에 근간을 둔 정치적인 색채가 가미된 억지 연구 프로젝트를 꾸미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중국이 최근 정치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은 대체 어떤 것일까? 모든 연구의 목적은 중국변경지방의 영토, 외교, 패권주의적 민족주의 측면에서 고구려가 '중국사'라는데 근간을 두고 있다. 하지만 2,000여년 동안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와 몽골, 베트남 등의 주변국에서도 인정하는 "고구려는 한국사"라는 당연한 역사적 사실을 뒤집기 위해 "고구려는 중국사"라는 대전제를 세워 두고 논리를 역으로 대입하고, 각종 사서의 기록들을 자국의 이익에 맞게 자의적으로 해석하려 하다보니 논리적 모순과 허점이 드러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동북공정"이란 "중국동북변경지역의 역사와 상황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東北邊境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인말이다.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中國邊疆史地硏究中心;국책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 산하)은 1983년 중국변방의 역사연구 목적으로 설립되어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학술적 근거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으며 북한의 고구려 고분 UNESCO 등록에 즈음하여 동북공정이라는 프로젝트를 2002년 2월 28일 발족시켜 동북 3성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대상으로 삼기 시작하였다.
'고구려=중국 변방의 민족정권'. 이런 용어는 중국이 등소평(鄧小平)의 개혁개방정책을 시행한 이후 경제적 성과에서 얻은 자신감을 통해 한국을 서서히 무시해도 괜찮다는 과거 중화사상의 민족성(民族性)이 표출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실 역사상 중국이 고구려에게 치욕적인 패전(고수전쟁, 고당전쟁 등)을 한 것을 제외하면 한국에 대해 우위를 점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중국은 한나라(漢), 당나라(唐), 송나라(宋), 명나라(淸)와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수십년 정도 지속하다 멸망해간 수십개의 군소 한족(漢族) 국가가 1,000년 남짓 중원(中原)을 지배했을 뿐이며, 나머지 기간 동안 이민족의 나라인 몽골족의 원나라(元), 만주족의 청나라(淸), 요나라(遼), 금나라(金), 그리고 다양한 유목민족들이 중원을 지배했으며 이는 "중원의 역사는 이민족(異民族)의 역사"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기에 한족의 입장에서는 오랑캐의 나라가 중원을 지배할 수 없다는 화이사상(華夷思想을 갖게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국제법상 "간도협약"에 관한 문제가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북한 통일 이후 예상되는 한·중 국경 및 영토문제에 있어 중국의 동북 3성이 중국영토라는 논리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급조된 "억지프로젝트"라고 명명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것은 곧 고구려사가 중국의 변방사라고 규정하고 역으로 논리를 대입시키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바로 한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외교적 마찰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에서도 나서서 "동북공정은 한국의 고대사 연구자료들과 논리를 분석해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남북통일 이후 예상되는 국경·영토분쟁에 대비하며, 조선족 사회의 혼란을 예방하려는 국가 차원의 동북아전략”이라고 당당히 규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집안시(集安市)는 외국인, 특히 한국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 가운데 광개토태왕비, 장수왕릉, 국내성 유적 등 고구려 유물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2004년 7월 1일 집안의 "광개토대왕비 등 43곳을 '고구려의 수도와 왕릉, 그리고 귀족의 무덤'이란 제목으로 등재 확정. 7월 3일 일반인에 공개). 또 사회과학원 산하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中國邊疆史地硏究中心)’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고구려는 물론 고조선, 부여, 발해 등 동북 3성 지역의 역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왜곡에 맞서 역사학계와 여러 시민단체를 비롯한 각급 단체와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들의 순수한 열의에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좀 더 세밀히 알아야 할 것이다. 단순한 감정대응보다는 이 번 기회를 통해 고구려 역사에 대한 무관심을 떨쳐버리고 전 국민이 동참할 수 있고 여러 방면에 있어 장기적인 차원에서 역사연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호기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고구려사는 한국사"라는 것을 확고히 입증하는 체계적인 연구와 외국어로의 번역을 통해 전세계인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알리는 작업 또한 절실한 시기이며 이에 고구려역사연대(高句麗歷史連帶, Goguryeo Association)에서도 적극 고구려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3년 8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