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대철베드로 2005. 6. 5. 22:42
할머니와 천국.
 
 한 시골 할머니가 묵주기도를 열심히 하면서, 성모 어머니께 천당 구경 한번 시켜달라고
끈질기게 매달렸다. 이 소원이 이루어져서 할머니는 한 천사와 동행을 하게 되었다.
할머니와 천사는 험준한 높은 산을 올라가야만 했다. 이 산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살 때
한 기도 생활에 비례하여 잘 올라갈 수 있는 산이라고 천사가 설명했다.
 조금 올라가니 큰 구렁이가 한 사람을 칭칭 감고서 목을 물며 흔들어대고 있고 그 사람은
아프다고 비명을 계속 지르고 있었다. 할머니가 천사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저 사람은 생전에 목에 너무 힘을 주고 살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할머니는 그 말에 수긍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더 올라가니까, 이번에는 여러 사람이 소금 가마니를 가득 실은 수레를 끌면서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여럿이 달려들어 당겨도 조금 올라갔다가는
돌뿌리에 걸려서 미끄러지곤 하는데 그런 동작을 영원히 반복할 것처럼 보였다.
"천사님, 저 사람들은 왜 저러지요?" 하고 물으니 천사는
"저 사람들은 평생 동안 자기와 지기의 식구만 챙기면서 너무나 짜게 살았기에 저렇게
고생합니다"하고 설명했다. 할머니는 '아! 저런 일도 있구나' 하면서 계속 올라갔다.
 산 중턱에 이르니 큰 바위 밑에 몸뚱이가 눌리어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 사람들은 나라를 다스리던 권력가들인데, 백성들을 너무나 탄압하고 억압한 자들이기
때문에 큰 바위 밑에 눌리는 벌을 받는 거라는 설명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한때
큰소리 치면서 세상을 다스리던 독재자들이 그곳에 다 있었다.
눈에 익은 한국 사람들도 보였다.
'아! 저런 낭패도 있구나' 하면서 이런 저런 구경을 하며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서게 되었다.
 "천사님, 그런데 나는 왜 힘이 전혀 들지 않고서도 산에 오를 수 있습니까?" 하고 물으니
천사는 "할머니는 성모 마리아 덕택입니다"라고 의문을 풀어 주었다.
 산꼭대기에 올라서면 천당인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큰 바다가 가로놓여 있었다.
이 바다를 어떻게 건너가느냐고 물으니 천사는 같이 건너가자고 했다.
할머니는 손에 쥔 묵주를 정성껏 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큰 거북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할머니는 거북이 등에 올라 앉아서 물을 건널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큰 고래 등에 걸터 앉아서 건너는 사람도 있었고,
또 어떤 사람든은 미꾸라지, 송사리떼가 조금 가까이 오다가 휘적거리며 도망가 버리는
바람에 물에 풍덩 빠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돛단배 혹은 보트로 날쌔게 건너가는 사람도 있었다.
할머니는 태산을 넘는 고비를 넘겼는데도 왜 바다를 건너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른지 궁금했다. 천사는 세상에서 자기 성화와 이웃 구원을 위해서 얼마나 기도하면서 활동했느냐에 따라서
방식이 다르다고 말해 주었다.
 물을 건너니 갑자기 깎아지른 듯한 만장절애의 절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리프트도 있고, 사다리도 있고, 밧줄도 있고, 썩어빠진 새끼줄도 있었다.
할머니가 내 줄은 어느 것이냐고 물으니, 지금까지 봐서는 할머니는 사다리인데 아직
올라갈 때가 아니라고 설명해 주었다.
깨어보니 찬란한 아침 햇살이 가득히 번져오는 자기 방이었단다.
 발췌 : 싸이월드 가톨릭 페이퍼 공동체 유스티나의 천주교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