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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활제4주간화요일(100427.화)

김대철대철베드로 2010. 4. 27. 11:47

<부활 제4주간 화요일>(2010. 4. 27. 화)

 

“당신이 메시아라면 분명히 말해 주시오.”

“내가 이미 말하였는데도 너희는 믿지 않는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요한 10,24-25)“

 

왜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메시아(구세주)라는 것을 못 믿었을까?

왜 그 많은 기적을 못 알아보고 그 많은 설교를 못 알아들었을까?

 

유대인들이 생각하고 바라고 기다려왔던 메시아(구세주)의 모습과

예수님의 모습이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모세 같은 지도자를 기다렸고, 엘리야 같은 예언자를 기다렸습니다.

또 로마제국에서 이스라엘을 독립시켜줄 정치적인 구세주를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에게는 엘리야 예언자 비슷한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요한에게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헤로데에게 허망하게 죽는 것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예수님에게는 엘리야 예언자 같은 모습도 없었고, 모세 같은 모습도 없었습니다.

정치적인 해방을 이야기하지도 않았고, 독립운동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믿기 어려워했고, 나중에는 아예 안 믿었고,

믿지 않았으니 예수님의 말씀과 기적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자기들이 어떤 틀을 만들어놓고 그 틀에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신앙입니다.

메시아라면, 하느님이라면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알아보아야 하는데,

자기들이 바라는 기적이 아니니까, 기적을 보면서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사실 예수님이 병자를 고쳐주신 일들은 병자들에게나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마귀를 쫓아낸 일도, 죽은 사람을 살려낸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구경꾼들을 잠깐 동안 놀라게 하긴 했지만

유대인들이 바라는 구세주로서의 기적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로마 총독과 로마군대를 한 번에 몰아내는 기적을 바라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나마 다섯 개의 빵으로 수천 명을 먹인 기적에는 사람들이 좀 반응을 보였습니다.

예수님을 임금으로 모시려고 했으니까......

그들에게는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하는 기적이었다는 것이 중요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임금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피해버렸습니다.

그들이 바라던 것과 예수님이 하시는 일은 너무도 안 맞았습니다.

 

누구 탓입니까?

유대인들이 바라는 대로 예수님이 독립운동을 하고, 로마제국을 몰아냈어야 했습니까?

 

오늘날에도 우리는 그런 식으로 신앙생활을 많이 합니다.

하느님이 계신다면, 하느님이 내 기도를 들으신다면,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면,

왜 이렇게 저렇게 안 해주시는가?

그게 안 되는 것을 보니까 하느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

하느님이 내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 것 같다, 하느님이란 없나보다.

 

입으로는 예수님을 “주님”(주인)이라고 부르면서도

실제로는 우리 자신이 주님(주인) 행세를 할 때가 많습니다.

주님의 종이라면 우리가 주님의 뜻을 따라야 하는데,

자꾸만 주님께서 우리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주님께 강요합니다.

주종관계를 뒤집은 신앙생활입니다.

 

하느님이라면, 주님이라면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그 틀을 먼저 없애야 합니다.

인간이 만든 틀에 하느님을 억지로 끼워 맞출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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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오키아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사도행전 11,26).”

 

독서 말씀은 복음이 점점 널리 전해지는 상황을 말하고 있는데, 중요한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안티오키아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리스도인(크리스찬)이라는 이름이 그때 처음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 전까지는 신자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그리스도교는 그저 유대교의 한 종파 정도로만 여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점에서 유대교와는 다른 종교, 새로운 종교로서

그리스도교라고 불리게 되었고, 신자들은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 이름은 그리스도인 자신들이 만든 이름이 아닙니다.

당시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신자들을 불렀던 이름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종교가 그리스도교입니다.

그리스도를 한자로 음역한 것이 “기독”이어서 그리스도교는 “기독교”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특정 종파만 기독교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종파가 다 기독교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종교이기 때문에 예수교라고도 부릅니다.

“천주교”는 하느님, 즉 천주를 믿는 종교라는 뜻이고,

“가톨릭”은 사도신경에 나오는 “보편적인”이라는 단어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천주교는(가톨릭교회는) 기독교이기도 하고, 예수교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가 삶의 중심에 있고,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것은 또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들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당연히 비그리스도인과는 달라야 합니다.

만일 다른 점이 없다면, 굳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릴 이유가 없습니다.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크리스찬이라고) 자칭하려거든 세속 사람들과 달라져야 합니다.

 

다르다는 것은 구별된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거룩함”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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