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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님과 광주 그리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 MBC 보도
김대철대철베드로
2009. 2. 20. 00:03
"5.18 강제 진압 막겠다"‥광주 시민들에게 비밀편지 보내 |
◀ANC▶
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와 그 이후 김 추기경의 행적이 이제야 나타났습니다.
김 추기경은 광주 시민들에게 비밀 편지와 상당한 위로금을 전달했습니다.
박용필 기자입니다.
◀VCR▶
민주화를 외치던 광주 시민들이 계엄군에게 무참히 진압되던 1980년 5월 23일.
외부와의 왕래가 철저히 차단된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광주시민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는 비밀 편지를 보냈습니다.
윤공희 광주 대주교 앞으로 보낸 1장짜리 서신에서, 김 추기경은 '많은 사람이 다쳤다는 소식에 걱정이 크다' '무력진압을 막아보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추기경은 편지와 함께 피해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천만 원의 수표도 동봉했습니다.
◀INT▶ 윤공희 대주교/천주교 광주대교구 "사상자가 나고 부상자도 나고 그러니까 긴급 상황이잖아요. 긴급구호에 쓰라며 돈을 좀 넣어 보내셨어요."
김 추기경의 편지는 당시 계엄군 사령부의 군종 신부가 광주 상무대 군종신부에게 전달했고, 광주대교구 조비오 신부가 국군통합병원을 찾아가 편지와 수표를 전달받았습니다.
◀INT▶ 故 김수환 추기경 / 1998년 "그 사정을 파악할 길은 없고, 그러니까 굉장히 답답하고, 그런데 들어오는 소식을 들을 때는 너무너무 기가 막히고, 좀 어떤 의미에서는 치를 떨게 하는 분노를 느끼게 하고..."
이후에도 김 추기경은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할 때마다 광주의 참상을 전했고, 4년 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시 광주를 방문하도록 적극 권유했습니다.
광주 공항에 내린 교황은 김 추기경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두환 정부가 준비해 놓은 공식 행사장인 무등 경기장으로 향하지 않고 5.18의 상징 장소인 금남로와 전남도청을 먼저 방문해 5월 영령들의 넋을 가장 먼저 위로했습니다.
MBC 뉴스 박용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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