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메세지/구약성경

새번역 성서 창세기 - 제11장 바벨탑

김대철대철베드로 2004. 9. 16. 10:33
바벨탑 1)

11     온 세상이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낱말들을 쓰고 있었다. ○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주해 오다가 시날지방에서 한 벌판을 만나 거기에 자리잡고 살았다. ○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 단단히 구워내자.” 그리하여 그들은 돌 대신 벽돌을 쓰고, 교니 대신 역청을2) 쓰게 되었다.3) ○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성읍을 세우고,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 이름을 날리자. 그렇게 해서 우리가 온 땅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자.”4) ○ 그러자 주님께서 내려오시어 사람들이5) 세운 성읍과 탑을 보시고 ○ 말씀하셨다.6) “보라, 그들은 한 겨레이고 모두가 같은 말을 쓰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하려는 일의 시작일 뿐, 이제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못할 일이 없으리라. ○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의 말을 뒤섞어 놓아, 서로가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만들어버리자.” ○ 주님께서는 그들을 거기에서 온 땅으로 흩어버리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 성읍을 세우는 일을 그만두었다. ○ 그래서 그곳의 이름을 바벨이라 하였다.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땅의 말을 뒤섞어 놓으시고, 사람들을7) 온 땅으로 흩어버리셨기 때문이다. 8)

셈에서 아브라함까지 9)

    셈의 족보는 이러하다. 셈은 나이가 백 세 되었을 때, 아르박삿을 낳았다. 홍수가 있은 지 이년 뒤의 일이다. ○ 아르박삿을 낳은 뒤, 셈은 오백년을 살면서 아들딸들을 낳았다.
긿아르박삿은 삼십오 세에 셀라를 낳았다. ○ 셀라를 낳은 뒤, 아르박삿은 사백삼년을 살면서 아들딸들을 낳았다.
    셀라는 삼십 세에 에벨을 낳았다. ○ 에벨을 낳은 뒤, 셀라는 사백삼년을 살면서 아들딸들을 낳았다.
    에벨은 삼십사 세 되었을 때, 벨렉을 낳았다. ○ 벨렉을 낳은 뒤, 에벨은 사백삼십년을 살면서 아들딸들을 낳았다.
    벨렉은 삼십 세 되었을 때, 르우를 낳았다. ○ 르우를 낳은 뒤, 벨렉은 이백구년을 살면서 아들딸들을 낳았다.
    르우는 삼십이 세 되었을 때, 스룩을 낳았다. ○ 스룩을 낳은 뒤, 르우는 이백칠년을 살면서 아들딸들을 낳았다.
    스룩은 삼십 세 되었을 때, 나홀을 낳았다. ○ 나홀을 낳은 뒤, 스룩은 이백년을 살면서 아들딸들을 낳았다.
    나홀은 이십구 세 되었을 때, 데라를 낳았다. ○ 데라를 낳은 뒤, 나홀은 백십구년을 살면서 아들딸들을 낳았다.
    데라는 칠십 세 되었을 때, 아브람과 나홀과10) 하란을 낳았다.

    데라의 족보는 이러하다.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고, 하란은 롯을 낳았다. ○ 그러나 하란은 본고장인11) 갈대아의 우르에서 자기 아버지 데라보다 먼저 죽었다.12) ○ 아브람과 나홀이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아브람의 아내 이름은 사래이고 나홀의 아내 이름은 밀가였다. 밀가는 하란의 딸로서 이스가와 동기간이었다.13) ○ 사래는 임신하지 못하는 몸이어서 자식이 없었다. ○ 데라는 아들 아브람과, 아들 하란에게서 난 손자 롯과, 아들 아브람의 아내인 며느리 사래를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오려고 갈대아의 우르를 떠났다. 그러나 그들은 하란에14) 이르러 그곳에 자리잡고 살았다. ○ 데라는 이백오년을 살고 하란에서15) 죽었다.

 

1. 이 단락은 야훼계 전승에 속한다. 사제계 전승은 이미 10장에서 사람들이 흩어져서 서로 다른 말을 한다고 설명한다(10,5.20.31.32).
2<. 흔히 쓰이는 외래어로 옮기자면 “모르타르 대신 아스팔트를”이 된다.
3. 이스라엘과는 달리 바빌론에는 돌이 귀하고 아스팔트가 풍부하였다. 그들은 위 본문이 말하는 재료들로 지구랏이라 불리는 여러 층으로 된 피라미드형 탑 모양의 신전을 지었는데, 성서의 바벨탑 이야기는 간접적으로 이 탑들을 가리킨다. 바빌론인들의 최고신은 아누로서, 그는 가장 높은 하늘에 있다고 여겨졌다.
4. 이 절은 바빌론을 예로 들어, 정치적 종교적 제국주의로써 인류의 통일성을 보장 또는 성취하려는 인간의 유혹을 표현하는 것이다.
5. 직역: “사람의 아들들이.”
6. 히브리어 본문에는 이앞에 다시 “주님께서”가 되풀이된다.
7. 히브리어 본문에는 이앞에 다시 “주님께서”가 되풀이된다.
8. 세계 지배를 향한 바빌론의 야욕을 비판하기 위해서 저자는 바벨(= ‘하늘의 문’)이라는 이름을 히브리어 동사 ‘발랄’(= 뒤섞다, 어지럽히다, 혼란하게 하다)과 연계시킨다. 사도 2장에 따르면 이 분열이 성령의 강림으로 극복된다.
9. 이 족보는, 야훼계 전승에 속하는 27ㄴ-30절을 제외하고, 사제계 전승에 속한다. 여기서 인간의 수명이 단축됨을 보게 되는데, 이는 노아의 홍수를 야기시켰던 인간의 사악함이 증대했다는 징표이다. 그런데 숫자는 히브리어 본문, 그리고 사마리아 오경과 그리스어 번역본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10. 나홀에 대한 족보는 26-27절과 23-25절에 각각 다르게 전해진다.
11. 직역: “자기 친족의 땅.”
12. “갈대아의 우르”는 사제계 전승에 따라(31절) “본고장”에 붙여진 첨가문일 수 있다. “우르”는 남부 메소포타미아의 큰 성읍일 가능성이 크다. 기원전 이천년대 말엽 수메르인들이 살고 있던 이 성읍은 크게 번창한 바 있다.
13. 직역: “(그 여자는 = 밀가는) 밀가의 아버지이며 이스가의 아버지인 하란의 딸이다.”
14. “하란”은 메소포타미아의 북서부(현재의 터키와 시리아 국경 지대)에 위치해 있던 대상(隊商)무역의 중심지로서, 여기서는 월신(月神)이 숭배되었다. 후에 아브라함의 씨족이 살던 곳이 바로 이 하란이다(24장).
15. 히브리어 본문은 이앞에 주어 “데라는”을 되풀이한다.